소리를 보고 리듬을 느낀다…배리어 프리 축제 ‘비욘더사운드’ 2028년 개최

  • 등록 2026.08.08 19: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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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인·비장애인이 함께 즐기는 미래형 음악축제…BTS·블랙핑크 1차 초청 아티스트 선정

 

제이앤엠뉴스 | 음악은 반드시 귀로만 들어야 할까. 소리를 빛으로 보고, 베이스의 울림과 리듬을 온몸의 진동으로 느끼는 새로운 형태의 음악축제가 국내에서 추진된다.

청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음악을 경험하는 대규모 배리어 프리 축제 ‘비욘더사운드(BEYOND THE SOUND)’가 2028년 개최를 확정했다.

 

비욘더사운드 조직위원회는 최근 공식 입장을 통해 당초 2027년으로 예정했던 축제를 2028년으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조직위는 국내 주요 엔터테인먼트사가 추진하는 대규모 K-컬처 페스티벌과 개최 시기가 겹치는 것을 피하고, 국내 공연·K-컬처 산업의 상생을 고려해 일정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조직위에 따르면 2027년에는 주요 엔터테인먼트사가 협력하는 글로벌 K-컬처 페스티벌 ‘패노미논(FANOMENON)’이 추진되고 있으며, 비욘더사운드는 이듬해인 2028년 개최를 통해 차별화된 축제 모델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비욘더사운드가 일반적인 대형 음악 페스티벌과 구별되는 가장 큰 지점은 ‘누가 음악을 들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는 점이다.

 

기존의 콘서트와 음악 페스티벌은 대부분 소리를 중심으로 설계된다. 대형 스피커와 음향 시스템을 통해 음악을 전달하고, 관객은 이를 귀로 들으며 공연을 경험한다. 하지만 청각에 제약이 있는 관객에게 이러한 공연 방식은 처음부터 동일한 경험을 제공하기 어렵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비욘더사운드는 이 간극을 기술로 좁히겠다는 구상이다.

소리를 실시간으로 분석해 빛과 영상 등 시각적 요소로 변환하고, 음악의 박자와 저음, 리듬을 진동을 통해 신체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음악을 ‘듣는 콘텐츠’에서 여러 감각으로 경험하는 콘텐츠로 확장함으로써 청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같은 공간에서 하나의 음악을 서로 다른 감각으로 공유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AI 기반 실시간 소리 분석과 촉각 리듬 전달 시스템, 배리어 프리 관람 환경 등 다양한 기술 도입이 검토되고 있다. 조직위는 삼성, 현대 등 국내 기업 및 연구진이 개발한 시각화·진동 관련 기술을 실제 공연 무대에 적용하기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15억 명 이상이 일정 수준 이상의 청력 손실을 경험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약 4억3000만 명은 재활이 필요한 수준의 청력 손실을 겪고 있다.

비욘더사운드가 바라보는 관객은 바로 이들까지 포함한다.

 

장애인을 위한 별도의 공연을 만드는 방식에서 한발 더 나아가 장애 유무와 관계없이 같은 축제에 참여하고, 같은 음악을 각자 가능한 감각으로 경험하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배리어 프리를 특정 관객을 위한 편의 제공이 아니라 공연 자체를 설계하는 출발점으로 삼는 셈이다.

 

BTS·블랙핑크에 공개 초청…섭외 과정도 콘텐츠로

축제 준비 과정 역시 일반적인 페스티벌과 다른 방식으로 진행된다.

조직위는 개최 일정 변경과 함께 K-팝 그룹 BTS(방탄소년단)와 블랙핑크(BLACKPINK)를 1차 초청 아티스트로 선정하고 유튜브를 통해 공식 섭외 영상을 공개했다.

 

다만 현재 단계는 두 그룹의 출연이 확정된 것이 아니라 조직위원회가 공식적으로 초청 의사를 밝힌 단계다.

조직위는 아티스트 섭외부터 기업·기관과의 협력 과정까지 축제 준비 과정을 하나의 콘텐츠로 공개하는 ‘오픈형 페스티벌 캠페인’을 추진한다. BTS와 블랙핑크를 시작으로 이재(EJAE), 서울시장, 인천광역시장 등을 대상으로 후원과 참여를 요청하는 총 20편의 영상 시리즈를 제작할 계획이다.

 

일반적으로 대형 음악축제는 출연진과 후원사를 상당 부분 확정한 뒤 최종 라인업과 행사 내용을 공개한다. 반면 비욘더사운드는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를 대중에게 보여주고 참여를 유도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는 2028년까지 남아 있는 긴 준비 기간을 축제의 약점이 아닌 하나의 캠페인 기간으로 활용하려는 시도로도 볼 수 있다.

 

‘좋은 소리’를 넘어 ‘함께 경험하는 음악’으로

비욘더사운드가 계획대로 구현된다면 흥미로운 변화는 청각장애인에게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공연장에서 음악을 빛과 영상, 진동, 촉각으로 동시에 표현하는 기술은 비장애인의 공연 경험 역시 변화시킬 수 있다.

 

드럼의 킥이 몸으로 전달되고, 베이스의 움직임이 빛으로 표현되며, 보컬과 악기의 변화가 시각적 패턴과 연결된다면 관객은 같은 음악을 이전보다 입체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결국 배리어 프리 기술이 누군가에게는 공연에 접근하기 위한 수단이면서, 다른 누군가에게는 전에 없던 새로운 공연 경험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정열 비욘더사운드 조직위원장은 “소리를 빛으로 바꾸고 리듬을 진동으로 전달하는 기술은 이미 존재하지만, 이를 실제 일상과 대형 공연 무대 위에 본격적으로 올린 적은 없었다”며 “잠자고 있던 기술들을 깨워 모두가 격차 없이 함께 호흡하는 미래형 음악 축제의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밝혔다.

공연 기술은 오랫동안 더 크고 선명한 소리를 전달하는 방향으로 발전해왔다. 하지만 비욘더사운드가 던지는 질문은 조금 다르다.

 

얼마나 잘 들려줄 것인가가 아니라, 지금까지 음악에서 소외됐던 사람과 어떻게 함께 즐길 것인가.

2028년 실제 무대가 계획대로 구현될 경우 비욘더사운드는 배리어 프리를 넘어 음악 공연의 경험 자체를 확장하는 하나의 실험대가 될 전망이다.

강서진 기자 phantom6019@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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