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앤엠뉴스 | 이재명 대통령이 국가폭력과 과거사 사건으로 피해를 입은 당사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직접 이야기를 듣고, 피해자들의 치유와 명예 회복을 위해 국가가 책임을 다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오찬 간담회는 제3기 진실화해위원회 출범을 계기로 마련됐다. 행정안전부 장관과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 등 정부 관계자를 비롯해 국가폭력 피해자 70여 명이 참석했다. 과거 진실화해위원회 1·2기 활동을 통해 사건의 진실이 규명됐지만 국가 차원의 충분한 명예 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한 피해자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 대통령은 오찬에 앞서 참석자들에게 흰 장미 한 송이씩을 직접 전달했다. 흰 장미에는 ‘순수’, ‘평화’, ‘존중’, ‘새로운 출발’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오랜 시간 국가폭력으로 고통받은 피해자들을 위로하는 동시에 과거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정부의 의지를 상징적으로 나타낸 것이다.
이날 간담회는 정부의 일방적인 설명보다 피해 당사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데 무게가 실렸다. 참석자들은 오랜 세월 품어온 피해 경험을 이야기하는 한편, 진상규명 이후에도 남아 있는 명예 회복과 배상·보상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전달했다.
17세에 납북돼 고문과 옥고를 겪었다는 김영수 씨는 자신의 피해 경험을 전했고, 박관식 씨는 중학생 시절 삼청교육대에 끌려가 겪었던 고통을 이야기했다. 이원갑 사북민주항쟁동지회 명예회장은 진실화해위원회가 내놓은 권고가 실제 정부 정책과 후속 조치로 이어져야 한다고 요청했다.
과거의 기록을 보존하고 사회적으로 기억해야 한다는 제안도 나왔다. 양창욱 강제징집녹화·선도공작진상규명위 상임위원장은 옛 보안사 건물을 활용한 ‘국가폭력역사관’ 조성과 관련 기록물 보존을 제안했다. 이총각 청솔의집 위원은 국가폭력의 문제와 함께 여성과 청년 노동자가 차별받지 않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해자들이 현실적으로 겪고 있는 배상과 보상의 어려움도 주요 의제로 제기됐다. 김춘삼 동해안납북귀환어부피해자 진실규명 시민모임 대표와 윤병선 전교조원상회복추진위원장 등은 진실이 규명된 이후에도 피해 회복까지 넘어야 할 장벽이 적지 않다며, 실질적인 배상과 보상이 가능하도록 특별법을 마련해달라고 건의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대한민국 현대사가 발전의 역사인 동시에 국가폭력으로 국민이 상처받고 기본적인 인권을 침해당했던 아픈 역사도 함께 지니고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특히 ‘강제징집녹화·선도공작 사건’, ‘전교조 해직 사건’, ‘삼청교육대 사건’, ‘서산개척단 사건’, ‘사북 사건’, ‘납북귀환어부 사건’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며 피해자들이 오랜 시간 국가에 요구해온 문제에 충분히 응답하지 못했다는 점에 책임감을 나타냈다.
진실규명은 과거사 해결의 끝이 아니라 출발점이라는 점도 이번 간담회를 통해 다시 부각됐다. 국가기관이 과거의 잘못을 확인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피해자의 명예를 회복하고, 필요한 배상과 제도적 후속 조치를 마련하는 과정까지 이어져야 실질적인 회복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오찬을 마친 뒤에도 이 대통령은 피해자들에게 국가가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서산개척단 사건 피해자 정영철 씨는 “오늘 새로 다시 태어난 기분”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납북귀환어부 사건 피해자인 신평옥 씨 역시 지나간 세월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대통령의 사과를 통해 오랜 마음의 짐을 내려놓을 수 있게 됐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만남이 국가폭력 피해자들에 대한 상징적인 위로를 넘어 진실화해위원회의 권고 이행과 명예 회복, 배상·보상 제도 마련 등 구체적인 후속 조치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