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앤엠뉴스 | APEC 정상회의 개최 경험을 쌓은 경주시가 이번에는 한·중·일과 아세안을 연결하는 국제교류 무대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경주시는 제22차 한·중·일 아세안센터 연례 사무총장 회의를 위해 경주를 방문한 3개국 아세안센터 사무총장단과 만나 상호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만남에는 김재신 한-아세안센터 사무총장과 장리중 중-아세안센터 사무총장, 히라바야시 쿠니히코 일-아세안센터 사무총장 등이 참석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사무총장단의 경주 방문을 환영하고 지난 7월 중-아세안센터 사무총장으로 취임한 장리중 사무총장에게 축하의 뜻을 전했다.
한·중·일과 오랫동안 이어온 경주의 도시외교
경주는 한·중·일 교류와 인연이 깊은 도시다.
현재 중국 9개 도시, 일본 4개 도시와 자매·우호 관계를 맺고 다양한 분야에서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일본의 대표적인 역사도시 나라시와는 1970년부터 교류를 이어왔다.
나라와 경주는 모두 고대 국가의 수도였다는 역사적 공통점을 갖고 있어 양 도시의 관계 역시 반세기를 넘어 이어지고 있다.
중국 시안시와의 인연도 1994년부터 시작됐다.
시안 역시 오랜 역사와 문화유산을 보유한 도시라는 점에서 경주와 공통분모가 있다.
경주가 중국과 일본의 여러 도시 가운데 역사문화도시들과 장기간 관계를 이어온 것은 도시가 보유한 문화유산 자체가 국제교류의 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정상회의 개최지에서 청년 교류의 장으로
이번 연례회의 기간에는 정부와 기관 관계자들의 만남만 이뤄지는 것이 아니다.
한·중·일 3개 아세안센터가 공동 주최하는 ‘아세안+3 청년 리트릿’이 1일부터 4일까지 경주에서 처음 열리고 있다.
행사에는 한국에 체류하고 있는 아세안 유학생과 한국·중국·일본 청년들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팀별 프로그램을 함께 수행하고 경주의 역사문화 현장을 둘러보며 서로의 문화와 생각을 이해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국제교류가 정부와 기관 사이의 협약에 머무르지 않고 다음 세대의 직접적인 만남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국가 간 관계는 외교와 경제정책에 따라 변화할 수 있지만 서로 다른 국가의 사람들이 직접 만나 생활과 문화를 경험하면서 형성한 관계는 또 다른 형태의 교류 기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세안+3’에서 커지는 청년의 역할
아세안과 한국·중국·일본을 묶는 ‘아세안+3’ 협력은 경제뿐 아니라 관광과 문화, 교육, 인적교류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돼 왔다.
특히 청년 세대의 교류는 장기적인 관계 형성이라는 점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유학과 관광, 콘텐츠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국경을 넘어 서로의 문화를 접하는 일이 과거보다 자연스러워졌기 때문이다.
이번 리트릿에서 참가자들이 경주의 문화유산을 함께 둘러보는 것 역시 단순한 관광 프로그램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같은 장소를 함께 경험하고 대화하는 과정 자체가 서로 다른 문화권의 청년들이 상대를 이해하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다.
APEC 개최 경험, 도시의 다음 자산 될까
경주에는 또 하나의 국제교류 경험이 축적돼 있다.
지난해 ‘2025 APEC 정상회의’를 개최하면서 대규모 국제행사를 운영한 경험이다.
정상회의 개최 효과는 행사가 끝나는 순간 함께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국제회의 운영 경험과 해외 인사 방문을 통해 만들어진 도시 인지도, 숙박·교통·관광 인프라와 국제 네트워크를 이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장기적인 도시 자산이 될 수 있다.
이번 한·중·일 아세안센터 연례회의와 청년 리트릿 개최 역시 이러한 흐름에서 바라볼 수 있다.
세계 각국의 정상이 모였던 도시라는 상징성을 일회성 행사에 머물게 하지 않고 국제회의와 문화·청년 교류를 지속적으로 유치하는 기반으로 연결하는 것이다.
문화유산에서 ‘교류 플랫폼’으로
경주는 국내에서는 대표적인 역사문화 관광도시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역사문화유산은 관광객을 불러오는 자원에만 머물 필요는 없다.
비슷한 역사적 배경을 가진 해외 도시와 관계를 만들고 국제회의와 문화교류를 개최하는 매개가 될 수도 있다.
일본 나라와 중국 시안처럼 역사도시 간 장기적인 교류가 대표적이다.
여기에 아세안 국가와의 인적·문화적 교류까지 확대된다면 경주가 가진 국제도시로서의 역할도 보다 넓어질 수 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한·중·일 3국과 아세안이 경제와 문화, 관광, 인적교류 등 여러 분야에서 긴밀하게 협력해온 중요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이어 APEC 개최도시인 경주에서 이뤄진 이번 만남이 3국과 아세안 사이의 우호와 협력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국제행사를 개최하는 것과 국제도시가 되는 것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한 번의 대규모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르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경험을 바탕으로 사람과 기관의 방문이 계속되고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져야 도시의 국제적 역할도 지속될 수 있다.
APEC 정상들이 찾았던 경주에 이번에는 한·중·일과 아세안의 청년들이 모였다.
경주가 역사유산을 보여주는 도시를 넘어 동아시아와 아세안을 연결하는 지속적인 ‘교류의 플랫폼’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APEC 이후 경주가 풀어갈 또 하나의 과제가 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