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원이 의사가 되면 다를까…‘닥터X’, 익숙한 메디컬물에 ‘사이다’를 입혔다

  • 등록 2026.09.08 16:4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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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 외과의와 병원 권력의 충돌…SBS ‘사이다 유니버스’가 수술실로 향한 이유

 

제이앤엠뉴스 | 병원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는 익숙하다. 천재적인 실력을 가진 의사가 등장하고, 생사를 오가는 환자를 살려내며 병원 내부의 권력과 충돌하는 이야기 역시 여러 작품에서 반복돼 왔다. 그렇다면 SBS 새 금토드라마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는 익숙한 메디컬 드라마의 문법에서 어떤 차이를 만들어낼까.

 

SBS가 7일 공개한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 1차 티저에는 그 방향을 짐작할 수 있는 장면들이 담겼다. 중심에는 김지원이 연기하는 외과의 계수정이 있다.

‘닥터X’는 뛰어난 수술 실력을 지닌 계수정이 거대한 병원 조직의 부조리와 맞서는 과정을 그린 메디컬 느와르다. 이정림 감독과 편성근 작가가 의기투합했으며 김지원을 비롯해 이정은, 손현주, 김우석 등이 출연한다.

 

특히 이번 작품은 SBS가 그동안 구축해온 이른바 ‘사이다’ 장르의 무대를 병원으로 옮긴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그동안 SBS 금토드라마에서는 부조리한 현실이나 거대한 권력에 맞서는 인물을 중심으로 빠른 전개와 강한 캐릭터를 앞세운 작품들이 꾸준히 등장했다. ‘모범택시’, ‘열혈사제’, ‘지옥에서 온 판사’ 등이 대표적이다. 악인을 응징하거나 기존 질서를 뒤집는 과정에서 시청자에게 즉각적인 쾌감을 전달하는 것이 이들 작품의 공통적인 특징이었다.

 

‘닥터X’가 선택한 공간은 병원이다.

공개된 티저에서도 이러한 성격은 분명하게 드러난다. 수술 마스크를 착용한 계수정은 “제가 집도하겠습니다”라고 단호하게 선언한다. 또 검은 가죽 코트를 입고 하얀 가운을 입은 의사들 사이를 걸어가는 장면에서는 기존 병원 조직과 쉽게 섞이지 않는 인물의 성격을 시각적으로 강조한다.

 

일반적인 메디컬 드라마가 환자를 살리는 과정과 의료진의 성장, 병원 내부의 갈등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전개해왔다면 ‘닥터X’는 여기에 권력과 부조리에 맞서는 인물의 이야기를 보다 강하게 결합한 모습이다.

계수정이라는 캐릭터 역시 기존의 따뜻하고 헌신적인 의사상과는 다소 거리가 있다.

 

장희숙(이정은 분)은 계수정을 “우리 소개소의 최고 에이스죠. 외과의 계수정”이라고 소개한다. 계수정은 환자에게 “결정해. 한 달 후에 죽을래, 100년 후에 죽을래?”라고 말할 만큼 자신의 판단과 실력에 강한 확신을 보인다.

박태경(김우석 분)이 계수정의 수술을 지켜본 뒤 “꼭 신 같던데요. 아님 괴물”이라고 표현하는 장면 역시 이 인물이 평범한 능력의 의사가 아니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여기에 병원장 부승권을 연기하는 손현주와 장희숙 역의 이정은이 가세하면서 이야기는 단순한 천재 외과의의 활약을 넘어 병원을 둘러싼 여러 인물과 권력의 충돌로 확장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눈에 띄는 부분은 제목에 포함된 ‘하얀 마피아’라는 표현이다.

 

병원이라는 공간을 상징하는 흰 가운과 폐쇄적인 권력집단을 연상시키는 ‘마피아’를 결합하면서 작품이 바라보는 병원의 성격을 압축적으로 드러낸다. 환자의 생명을 구해야 하는 공간인 동시에 이해관계와 권력이 작동하는 조직이라는 양면성을 이야기의 주요 소재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지원의 변신도 관심을 모은다.

 

김지원은 그동안 다양한 작품에서 감정의 미세한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하는 연기로 존재감을 보여왔다. 반면 이번에 공개된 계수정은 자신의 능력을 숨기거나 주저하기보다 처음부터 강한 확신을 드러내는 인물이다.

특히 티저 마지막에 등장하는 “나는 실패도 하지 않습니다”라는 대사는 계수정이라는 캐릭터를 가장 직접적으로 설명한다.

 

동시에 이토록 강한 확신을 가진 인물이 어떤 사건을 만나 흔들리게 될 것인지도 작품의 주요 관전 포인트가 될 수 있다.

결국 ‘닥터X’의 성패는 익숙한 두 장르의 결합에서 얼마나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천재 의사가 병원의 부조리에 맞선다는 설정 자체는 새로운 소재라고 보기 어렵다. 하지만 SBS가 강점을 보여온 통쾌한 캐릭터극의 문법과 메디컬 장르 특유의 긴장감, 여기에 느와르의 분위기를 얼마나 자연스럽게 결합하느냐에 따라 기존 메디컬 드라마와의 차별점이 만들어질 수 있다.

 

수술실에서 생명을 살리는 의사와 병원 밖의 권력에 맞서는 인물. ‘닥터X’는 계수정을 통해 이 두 가지 얼굴을 동시에 보여주려 한다.

 

하얀 가운이 지배하는 병원에 검은 옷을 입은 의사가 등장했다. 그가 바꾸려는 것이 환자의 운명뿐인지, 병원이라는 조직의 질서까지인지가 ‘닥터X’를 지켜볼 이유가 될 전망이다.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는 오는 10월 9일 밤 9시 50분 첫 방송된다.

이지호 기자 ljg970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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