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진, 돌아오는 계절에 남겨둔 그리움…신곡 ‘You’re my darling’

떠난 사랑과 멈춰버린 시간, 그리고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는 마음…범진표 감성으로 그려낸 계절의 기억

 

제이앤엠뉴스 | 어떤 사람은 떠난 뒤에도 계절처럼 남는다. 바람이 불 때 문득 생각나고, 익숙한 풍경을 마주하면 혹시 그 사람이 다시 돌아온 것은 아닐까 뒤를 돌아보게 된다.

가수 범진이 그런 기다림을 노래한다.

 

범진의 ‘You’re my darling’은 헤어진 사람을 잊어가는 이야기가 아니라, 언젠가 다시 만날지도 모른다는 작은 기대를 품은 채 그 사람이 남겨놓은 계절에 머무는 마음을 담은 곡이다.

노래 속 화자에게 사랑은 이미 지나간 일이지만 시간은 완전히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함께했던 추억을 떠올리는 순간 멈춰버리고, 바람이 불어오면 무심코 뒤를 돌아본다. 그곳에는 아무도 없지만 기억 속 상대는 여전히 예전처럼 자신을 바라보며 웃고 있다.

 

‘You’re my darling’은 이처럼 이별 뒤에 남은 사람의 시간을 섬세하게 따라간다.

누군가를 잃은 뒤 찾아오는 그리움은 언제나 극적이지 않다. 오히려 아무 일도 없는 평범한 순간에 갑자기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 길을 걷다가 불어오는 바람에서, 다시 찾아온 계절에서, 어디선가 들려오는 것 같은 익숙한 목소리에서 잊고 지냈던 사람이 되살아난다.

 

범진은 이러한 감정을 ‘계절’이라는 이미지 안에 담아낸다.

계절은 떠나지만 다시 돌아온다. 봄이 지나면 여름이 오고, 긴 시간을 돌아 다시 봄을 만난다. 하지만 사람과의 관계는 계절과 같지 않다. 떠난 사람이 반드시 돌아온다는 보장은 없다.

그래서 ‘You’re my darling’에서 계절은 희망인 동시에 슬픔이다.

 

다시 봄이 찾아오는 것처럼 그 사람도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바람. 하지만 아무리 같은 계절이 돌아와도 함께했던 그때까지 되돌릴 수는 없다는 사실이 곡 전체에 아련한 정서를 만든다.

특히 노래가 후반으로 향하면서 그리움의 대상은 ‘봄’과 겹쳐진다.

 

사랑했던 사람을 하나의 계절처럼 기억한다는 것은 그 사람이 단순히 과거의 연인이 아니라 자신의 삶에서 가장 따뜻했던 어느 시간을 의미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결국 화자가 기다리는 것은 한 사람인 동시에 그 사람과 함께했던 자신의 시간일지도 모른다.

 

이러한 감정은 범진의 목소리를 만나 더욱 담담하게 전달된다.

감정을 억지로 끌어올려 이별의 아픔을 강조하기보다, 아직 마음 한편에 남아 있는 사람을 조용히 불러보는 방식으로 곡을 이끌어간다. ‘You’re my darling’이라는 반복되는 표현 역시 강렬한 고백이라기보다 멀어진 사람에게 닿지 못한 채 혼잣말처럼 남아 있는 부름에 가깝다.

 

곡이 흥미로운 것은 끝까지 재회를 확신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멀리서 목소리가 들려오는 듯하지만 그것이 실제인지 자신의 바람인지 알 수 없다. 다시 만날 수 있다고 단정하지도 않는다. 대신 ‘언젠가’라는 가능성 하나를 남겨둔다.

 

그리고 그 가능성 때문에 이별은 완전히 끝나지 않는다.

다시 만나는 날이 정말 찾아온다면 슬퍼하거나 원망하기보다 예전처럼 웃어 보겠다는 마지막 마음. 그것은 상대를 붙잡는 사랑보다 조금 더 긴 시간을 지나온 사람의 사랑에 가깝다.

 

사람은 떠났지만 계절은 돌아온다.

올해의 봄은 지난해의 봄과 같지 않고, 그때 함께했던 사람도 이제 곁에 없을 수 있다. 그럼에도 어떤 계절이 찾아오면 우리는 여전히 한 사람을 떠올린다. 어쩌면 그리움이란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돌아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존재했던 계절을 마음속에서 계속 살아가게 하는 것.

범진의 ‘You’re my darling’은 그렇게 다시 돌아온 계절 한가운데서 아직 끝나지 않은 한 사람의 기다림을 조용히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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