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규, 싱어송라이터로 꺼내놓은 오래된 기억…신곡 ‘그날의 너를 기억해’

작사·작곡·편곡부터 연주까지 직접 참여…시간이 지나도 지워지지 않는 사랑을 담은 서정적 모던록

 

제이앤엠뉴스 | 어떤 사랑은 헤어진 순간보다 시간이 흐른 뒤 더 선명해진다. 함께 걷던 거리와 그날의 공기, 한 사람의 미소와 목소리처럼 당시에는 평범했던 것들이 오히려 시간이 지난 뒤 기억 속에서 오래 살아남는다.

 

2000년 데뷔곡 ‘After’를 통해 강렬한 목소리를 알리며 한국 록발라드의 계보를 이어온 가수 윤여규가 새 싱글 ‘그날의 너를 기억해’를 발표한다.

이번 신곡에서 눈에 띄는 것은 윤여규가 단순히 가창자로 참여한 것이 아니라 음악의 시작부터 완성까지 직접 이끌었다는 점이다.

 

윤여규는 ‘그날의 너를 기억해’의 작사와 작곡, 편곡을 모두 맡았으며 피아노, 기타, 베이스, 드럼, 신시사이저, 스트링, 코러스에도 직접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음악 프로듀싱과 믹싱, 마스터링까지 담당하며 자신이 그리고자 한 음악의 정서를 하나의 색깔로 완성했다.

 

오랫동안 폭발적인 가창력과 호소력 짙은 고음으로 기억돼온 ‘보컬리스트 윤여규’를 넘어 자신의 이야기를 직접 쓰고, 연주하고, 소리까지 만들어가는 ‘싱어송라이터 윤여규’의 면모를 보다 분명하게 보여주는 작품인 셈이다.

 

지나간 사랑보다 ‘남아 있는 사랑’을 노래하다

‘그날의 너를 기억해’는 잊을 수 없는 사랑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서정적인 모던록 곡이다.

하지만 곡이 바라보는 것은 이별이 일어났던 순간 자체가 아니다.

 

시간이 충분히 흘렀음에도 여전히 마음 어딘가에 남아 있는 사람, 그리고 그 사람과 함께했던 기억에 초점을 맞춘다.

노래는 조용한 밤의 공기에서 시작한다. 어디선가 익숙한 향기가 느껴지고, 오래전 마주했던 미소가 다시 떠오른다. 비가 내리던 거리와 혼자 걸어가던 뒷모습도 기억 속에서 되살아난다.

 

사랑은 끝났지만 기억은 끝나지 않은 것이다.

사진은 흐려지고 약속도 사라졌지만 그날의 감정만큼은 여전히 현재형으로 남아 있다. ‘그날의 너를 기억해’라는 제목 역시 과거를 회상하는 말처럼 보이지만, 곡을 따라가다 보면 단순한 추억 이상의 의미로 다가온다.

기억하고 있다는 것은 아직 완전히 보내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After’의 윤여규, 자신의 언어로 돌아오다

윤여규는 2000년 데뷔곡 ‘After’를 통해 대중에게 이름을 알렸다.

폭발적인 고음과 거친 질감, 감정을 한순간에 끌어올리는 가창은 당시 록발라드가 대중음악의 중요한 흐름을 이루던 시기 윤여규라는 보컬리스트를 각인시켰다.

 

‘그날의 너를 기억해’에서는 그러한 윤여규의 음악적 뿌리를 완전히 버리지 않으면서도 감정을 표현하는 방식에 조금 다른 접근을 보여준다.

처음부터 모든 감정을 폭발시키기보다 기억을 하나씩 꺼내듯 이야기를 쌓아간다. 담담하게 시작한 그리움은 시간이 흐를수록 점차 짙어지고, 결국 아직 끝나지 않은 사랑의 감정으로 이어진다.

 

특히 이번 곡에서는 자신의 목소리가 어디에서 가장 깊은 울림을 만들어내는지를 오랫동안 경험해온 윤여규가 직접 곡을 설계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누군가가 만들어준 음악을 자신의 목소리로 해석하는 것을 넘어, 자신의 목소리를 위해 스스로 음악을 만들었다.

그 차이는 ‘그날의 너를 기억해’를 이해하는 중요한 지점이다.

 

혼자 만들어 더 개인적인 음악

한 곡의 크레딧을 따라가다 보면 이번 싱글이 얼마나 윤여규 개인의 음악적 색채에 집중한 작품인지 더욱 분명해진다.

작사, 작곡, 편곡에 이어 피아노와 기타, 베이스, 드럼, 신시사이저, 스트링과 코러스까지 윤여규가 직접 담당했다.

이처럼 한 명의 아티스트가 곡의 여러 영역을 직접 책임지는 방식은 단순히 ‘많은 역할을 했다’는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가사에서 출발한 하나의 감정이 멜로디와 편곡, 연주와 목소리를 거쳐 최종적인 사운드까지 비교적 일관된 방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를 갖는다.

그래서 ‘그날의 너를 기억해’는 윤여규가 노래하는 곡인 동시에 그가 기억하는 사랑의 풍경을 직접 소리로 옮긴 작품에 가깝다. 음악 안에 등장하는 비 내리는 거리와 밤하늘의 별빛, 흐려진 사진 같은 익숙한 이미지도 그의 목소리를 통과하면서 한 사람의 구체적인 기억처럼 자리한다.

 

누구에게나 하나쯤 있는 ‘그날’

흥미로운 것은 매우 개인적인 감정을 노래하면서도 결국 듣는 사람 자신의 기억을 불러낸다는 점이다.

누구에게나 유난히 오래 기억되는 날이 있다.

특별한 사건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날 함께했던 사람이 특별했기 때문에 기억되는 날이다. 당시 들었던 음악이나 계절의 냄새, 거리의 풍경 하나만으로도 오래전 사람이 갑자기 떠오르기도 한다.

 

‘그날의 너를 기억해’는 바로 그 기억의 작동 방식을 건드린다.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한 번쯤 그때로 돌아가고 싶고, 다시 만날 수 없다면 그 사람이 자신을 기억하고 있는지만이라도 묻고 싶은 마음이다.

그러나 노래는 끝내 과거를 되돌리지 않는다.

 

대신 기억 속에 그 사람을 남겨둔다.

사랑했던 시간은 끝났지만 그 사랑으로 만들어진 기억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2000년 ‘After’로 강렬한 목소리를 들려줬던 윤여규는 그렇게 오랜 시간을 지나 다시 자신의 목소리로 사랑을 노래한다.

다만 이번에는 목소리만이 아니다.

자신이 직접 쓰고, 만들고, 연주하고 완성한 음악 안에서 윤여규는 지나간 한 사람을 천천히 불러낸다.

 

사람은 떠나도 어떤 날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날의 너를 기억해’는 바로 그 사라지지 않은 하루에 보내는 윤여규의 오랜 편지다.

 

 

앨범 정보: 멜론 (URL)


추천 비추천
추천
0명
0%
비추천
0명
0%

총 0명 참여


93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금주의 핫 뉴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