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피타이저 ‘너도 기억하고 있지’, 다시 만나지 않아도 지워지지 않는 사랑의 기억

“사진 한 장 없이도 선명한 그때의 우리”…이별을 후회보다 따뜻한 추억으로 바라보다

 

제이앤엠뉴스 | 감성 발라드 아티스트 에피타이저(Appetizer)가 신곡 ‘너도 기억하고 있지’를 통해 시간이 지나도 마음 한편에 남아 있는 지난 사랑을 이야기한다.

 

‘너도 기억하고 있지’는 헤어진 연인에게 다시 돌아와 달라고 말하는 이별 노래와는 조금 다른 곳에서 출발한다. 이미 지나간 관계를 되돌리려 하기보다 함께했던 순간들이 자신에게 남아 있는 것처럼 상대에게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곡 속에 등장하는 추억은 특별한 사건보다 평범한 순간에 가깝다. 늦은 저녁 골목을 함께 걸으며 웃었던 일, 손끝을 스쳐 지나가던 바람, 짧은 말 한마디에도 오래 웃을 수 있었던 시간들이 하나씩 떠오른다.

당시에는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을지 모르는 순간들이 이별 후 오히려 가장 선명한 기억으로 남았다는 점이 곡의 정서를 이끈다. 별다른 약속도 없었지만 함께 있다는 사실만으로 특별했던 날들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계절은 여러 차례 바뀌고 두 사람이 함께 바라보던 풍경도 달라졌다. 각자의 삶 역시 이전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지만, 시간만으로 지워지지 않는 기억은 여전히 남아 있다.

‘너도 기억하고 있지’라는 제목은 그런 마음을 상대에게 조심스럽게 묻는 말이다. 두 사람만 알고 있던 이야기와 아무 이유 없이 행복했던 날들을 자신만 기억하는 것이 아니기를 바라는 마음이 반복되는 질문에 담겼다.

 

특히 사진 한 장 없어도 당시의 모습이 선명하게 떠오른다는 표현은 추억이 기록보다 기억 속에서 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다는 곡의 감성을 보여준다.

그리움이 찾아오는 순간 역시 거창하지 않다. 바쁜 하루를 보내다 문득 걸음을 멈추는 순간처럼 예상하지 못한 틈을 타 과거의 기억이 스쳐 지나간다. 그러나 화자는 그 감정을 다시 과거로 돌아가야 할 이유로 받아들이지는 않는다.

 

곡의 중반 이후 이러한 태도는 더욱 분명해진다. 다시 만나자는 것도 아니고 상대에게 무엇인가를 바라지도 않는다. 다만 같은 하늘 아래 살아가는 동안 가끔 서로를 떠올릴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이는 이별 이후의 감정을 반드시 미련이나 후회로만 설명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끝난 사랑도 한때 서로를 아끼고 행복하게 해줬던 관계였다면 그 시간 자체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곡은 함께했던 시절이 누군가에게 아픈 후회가 아닌 따뜻한 기억으로 남기를 바라며 지나간 사랑을 받아들인다. 다시 이어질 관계를 약속하는 대신, 수많은 시간 가운데 서로가 가장 빛났던 한 시절을 인정하는 것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사랑과 이별, 그리움의 감정을 섬세한 멜로디로 표현해온 에피타이저는 이번 곡에서도 감정을 과하게 끌어올리기보다 담담한 흐름을 선택했다. 잔잔한 멜로디 위에 지나간 관계를 바라보는 애틋한 시선을 더해 이별 후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느낄 수 있는 감정을 표현했다.

 

누군가를 다시 사랑하고 싶은 마음과 그 사람을 좋은 기억으로 간직하는 마음은 다를 수 있다. 에피타이저의 ‘너도 기억하고 있지’는 바로 그 차이를 담담하게 바라보며, 끝났지만 사라지지 않은 한 시절의 사랑을 노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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