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앤엠뉴스 | 학교에서 발생하는 갈등은 어느 한쪽의 문제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학생과 교사, 학부모가 서로 다른 위치에서 학교를 바라보는 만큼 같은 상황을 두고도 생각과 요구가 엇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울산광역시교육청이 이러한 간극을 좁히기 위해 ‘신뢰’를 교육정책의 주요 과제로 꺼내 들었다.
울산광역시교육청은 학생·학부모·교직원·지역사회가 서로의 입장과 어려움을 이해하고 협력하는 교육문화를 만들기 위한 ‘울산 교육공동체 신뢰 회복 1차 종합 계획’을 수립해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계획은 단순한 학교 캠페인보다 교육공동체 내부에 쌓인 갈등과 불신의 원인을 찾아 각 주체가 함께 해결책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를 위해 울산교육청은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 지역사회를 ‘교육 4주체’로 설정하고 이들이 직접 참여하는 신뢰 회복 과제를 발굴한다. 존중과 소통 중심의 학교문화 조성과 학교·교육행정기관의 조직문화 개선, 시민사회 및 지방자치단체와의 협력도 함께 추진한다.
정책 추진 과정에도 교육 현장의 구성원들이 직접 참여한다.
교육감을 위원장으로 하는 ‘교육공동체 신뢰 회복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학생과 학부모, 교원, 지역사회 관계자와 전문가 등이 위원으로 참여해 각자의 입장에서 필요한 정책과 사업 방향을 논의할 예정이다.
학교에서는 보다 구체적인 실천이 이뤄진다.
학생·학부모·교직원이 함께 참여하는 ‘교육공동체 어울림 활동’을 통해 학교별 상황에 맞는 ‘존중의 약속’을 만들고 소통·공감 프로그램과 교육 주체 간 대화의 날 등을 운영한다. 학교에서 발생하는 현안을 구성원들이 함께 논의하고 해결하는 활동도 추진한다.
새로운 행사를 별도로 만드는 방식에만 의존하지 않고 기존 학교 행사와 연계해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의 자연스러운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다.
교육행정 내부의 변화도 과제에 포함됐다. 학교와 교육행정기관 구성원 사이의 소통을 활성화하기 위한 협의회와 공동체 활동을 지원하고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신뢰 회복이라는 다소 추상적인 가치를 일상적인 행동으로 연결하기 위한 시도도 이어진다.
울산교육청은 모든 학교를 대상으로 ‘교육공동체 신뢰동행 등교 맞이 캠페인’을 확대하고, 구성원들이 일상에서 지킬 수 있는 약속을 정한 뒤 이를 이어서 실천하는 ‘신뢰동행 도전 잇기’도 추진한다.
학교 안에서 시작된 논의를 지역사회까지 확장하기 위해 범시민 추진단도 구성한다. 발대식을 비롯해 원탁 대화와 정책 토론회, 공동 홍보 활동 등을 통해 시민과 관계기관이 울산의 교육 현안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할 예정이다.
사업을 뒷받침하기 위한 예산 규모는 약 22억 원이다.
울산교육청은 관련 사업비를 2026년도 제3회 추가경정예산안에 편성해 울산광역시의회에 제출했다. 학교와 교육행정기관의 소통·협력 프로그램을 비롯해 범시민 추진단 운영, 지역사회 협력사업, 신뢰동행 활동, 추진위원회 운영과 정책 홍보 등에 예산을 활용할 계획이다. 다만 해당 예산은 시의회의 심의와 의결을 거쳐야 최종 확정된다.
이번 정책에서 결국 관건은 ‘신뢰 회복’이라는 목표가 일회성 행사나 구호에 머물지 않는가에 있다.
학교 현장의 갈등은 학생과 교사의 관계뿐 아니라 학부모와 학교, 교직원과 교육행정기관 등 여러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나타난다. 서로에게 존중과 소통을 요구하는 것을 넘어 실제 갈등이 발생했을 때 의견을 조정하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구조가 함께 자리 잡아야 지속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다.
조용식 교육감은 교육이 학생·학부모·교직원·지역사회가 서로 믿고 존중할 때 온전히 이뤄질 수 있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학교와 시민사회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울산교육청이 시작한 이번 계획은 이름 그대로 ‘1차’다. 캠페인과 대화에서 시작된 변화가 실제 학교 현장에서 서로 다른 목소리를 듣고 조율하는 문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과제로 남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