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터, 이번엔 펑크 록이다…여름밤 질주하는 신곡 ‘여름의 속도’

딩고와 손잡고 얼터너티브 펑크 록 도전…英 애비로드 스튜디오서 완성한 청량한 밴드 사운드

 

제이앤엠뉴스 | 에스파(aespa)의 윈터(WINTER)가 이번에는 강렬한 기타와 빠르게 질주하는 드럼 위에 목소리를 올렸다. 미래지향적인 K팝과 감성적인 OST 사이를 오갔던 그가 여름밤의 자유를 담은 얼터너티브 펑크 록으로 또 다른 음악적 얼굴을 꺼내 보인다.

 

윈터는 딩고(dingo)와 함께 프로젝트 싱글 ‘여름의 속도(Speed of Summer)’를 발표한다.

이번 곡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변화는 장르다. 윈터는 그동안 에스파 활동을 통해 강렬한 전자음과 독특한 콘셉트를 중심으로 한 음악을 소화해왔다. 반면 ‘무인도의 디바’, ‘마이 데몬’ 등의 OST와 컬래버레이션에서는 보다 섬세하고 감성적인 목소리를 들려주며 보컬리스트로서 다른 면을 보여줬다.

 

‘여름의 속도’는 이 두 이미지와도 조금 다른 방향을 선택한다.

곡의 중심에는 디스토션이 강조된 기타와 빠르게 전진하는 밴드 리듬이 자리한다. 얼터너티브 펑크 록 특유의 거친 에너지를 가져오면서도 무겁게 밀어붙이기보다는 여름이라는 계절에 어울리는 밝고 청량한 감각을 강조했다.

무엇보다 이번 장르와 윈터의 목소리가 만나는 방식이 흥미롭다.

 

윈터의 보컬은 선명한 음색과 고음에서의 직선적인 힘이 특징이다. 기존 팝과 발라드에서는 이러한 음색이 섬세함을 부각하는 데 활용됐다면, 이번에는 강한 밴드 사운드를 뚫고 앞으로 튀어나오는 역할을 한다.

기타와 드럼의 밀도가 높아질수록 보컬 역시 힘을 더하며 곡 전체의 속도감을 끌어올린다. 흔히 록 보컬에서 떠올리는 거칠고 묵직한 질감과는 다른, 맑고 날카로운 음색이 펑크 록 사운드와 대비를 이루는 것도 ‘여름의 속도’의 특징이다.

 

곡이 그리고 있는 풍경은 한 편의 여름 로드무비에 가깝다.

창문을 열고 라디오 볼륨을 높인 채 밤거리를 달린다. 낮 동안 품고 있던 걱정은 잠시 뒤에 남겨두고, 목적지를 정하지 않은 채 마음이 향하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여기에서 ‘속도’는 단순히 자동차가 얼마나 빠르게 달리는지를 의미하지 않는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현실의 걱정과 계산에서 벗어나고 싶은 청춘의 마음에 가깝다.

 

노랫말 역시 목적지보다는 ‘지금’을 바라본다. 달빛과 가로등, 창밖으로 스쳐 지나가는 불빛과 따뜻한 밤공기 같은 이미지들이 이어지면서 특별한 사건이 없는 평범한 드라이브를 오래 기억하고 싶은 청춘의 한 장면으로 바꿔놓는다.

그래서 이 곡에서 여름은 계절인 동시에 하나의 시간이다.

언젠가 끝날 것을 알면서도 지금만큼은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순간, 시간이 지난 뒤 다시 떠올렸을 때 유난히 반짝이는 기억에 가까운 셈이다.

 

사운드의 완성 과정에서도 록이라는 장르에 상당한 무게를 실었다.

‘여름의 속도’는 영국 런던의 Abbey Road Studios에서 마스터링을 진행했다. 콜드플레이, 고릴라즈, LCD 사운드시스템 등 여러 아티스트의 작업에 참여해 온 마스터링 엔지니어 제프 페시(Geoff Pesche)가 참여해 밴드 사운드의 질감과 다이내믹을 다듬었다.

 

이번 프로젝트는 윈터에게 단순히 ‘여름 노래 한 곡’을 추가하는 것 이상의 의미도 갖는다.

최근 K팝에서는 그룹 활동에서 구축한 음악적 이미지와 별개로 멤버 개인의 목소리에 맞는 장르를 탐색하는 프로젝트가 꾸준히 등장하고 있다. 보컬의 개성이 분명한 멤버에게는 솔로 작업이 그룹 안에서는 충분히 보여주기 어려웠던 음악적 가능성을 확인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윈터에게 ‘여름의 속도’가 그렇다.

 

에스파의 강렬한 음악도, OST에서 들려준 감성적인 발라드도 아니다. 이번에는 기타와 드럼이 거침없이 달리는 가운데 자신의 맑고 선명한 음색을 전면에 세웠다.

뜨거운 여름과 시원한 목소리, 거친 록 사운드와 청량한 멜로디.

 

서로 반대처럼 보이는 요소를 한 곡 안에 밀어 넣은 ‘여름의 속도’는 윈터라는 보컬리스트가 앞으로 보여줄 수 있는 음악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확인해보는 또 하나의 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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