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이앤엠뉴스 | 가수에게 목소리를 잃는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단순히 노래를 부르지 못하는 시간을 넘어 지금까지 살아온 방식과 앞으로 걸어갈 길까지 흔들리는 일이 될 수 있다.
김연지가 자신의 이야기를 담은 신곡 ‘노래’를 발표했다.
이번 곡은 제목부터 단순하다. 하지만 김연지에게 ‘노래’라는 두 글자는 직업이나 음악 장르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오랜 시간 가수로 살아오며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도 결국 자신을 다시 일으켜 세웠던 존재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특히 김연지가 직접 작사와 작곡에 참여했다는 점에서 이번 곡은 일반적인 신곡과 조금 다르게 다가온다.
누군가에게 받은 노래에 자신의 감정을 입힌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지나온 시간을 직접 문장과 멜로디로 옮겼다.
김연지는 오랜 시간 노래해왔지만 한때 목소리를 잃으며 가수로서 큰 좌절을 겪었다. 다시 자신의 목소리를 찾는 과정에서도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막막함과 두려움 속에서 흔들리고 방황해야 했다.
그 경험은 ‘노래’의 출발점이 됐다.
곡의 초반에는 자신감보다 두려움이 먼저 등장한다. 다시 잘할 수 있을지, 지금까지 노력했던 시간이 헛된 것은 아닌지, 자신만 멈춰 있는 것은 아닌지를 스스로에게 묻는다.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결국 제자리로 돌아온 것 같은 순간도 있다.
이러한 감정은 가수라는 직업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오랫동안 한 가지 목표를 향해 달려왔지만 결과가 보이지 않을 때, 다른 사람들은 앞으로 가고 있는데 자신만 멈춰 있다고 느낄 때 누구나 한 번쯤 비슷한 질문을 던진다.
‘이 길이 정말 맞는 걸까.’
‘노래’는 그 질문에 거창한 답을 내놓지 않는다.
대신 김연지는 결국 다시 노래한다.
잘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기 때문도, 모든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도 아니다. 여전히 두렵고 앞으로 얼마나 더 가야 할지 모르지만 노래하는 것이 자신이 살아가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곡의 중심에 놓인 “그래도 난 노래해”라는 말에는 여러 의미가 겹쳐진다.
‘그래서’가 아니라 ‘그래도’라는 표현이 중요하다.
힘든 시간이 끝났기 때문에 다시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힘들고 불안한 상태에서도 다시 한번 자신의 길을 선택하는 마음이 담겨 있다.
후반으로 갈수록 노래의 시선도 조금씩 달라진다.
처음에는 다시 예전처럼 할 수 있을지를 두려워했던 사람이 이제는 조금 느려져도 괜찮다고 자신에게 이야기한다. 넘어지고 무너지는 순간까지 부정하지 않고 그것을 품은 채 계속 나아가겠다는 쪽으로 감정이 이동한다.
김연지의 보컬 역시 이러한 서사와 맞닿는다.
폭발적인 가창력을 보여주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한 문장 한 문장에 자신의 경험을 싣는 일이다. 실제로 목소리 때문에 좌절했던 시간을 지나온 가수가 부르는 ‘그래도 노래하겠다’는 고백이라는 점에서 목소리 자체가 곡의 서사를 완성한다.
그리고 ‘노래’가 마지막에 도착하는 곳은 성공이 아니다.
언젠가 다시 최고의 순간을 맞이하겠다는 선언보다는 지금 흘린 눈물과 아픔조차 훗날 자신의 일부가 될 것이라는 믿음에 가깝다.
어쩌면 이번 곡은 김연지가 자신에게 보내는 노래인 동시에 오랫동안 무언가를 포기하지 못하고 버티고 있는 사람들에게 건네는 이야기일 수 있다.
누군가는 음악을 하고 있고, 누군가는 시험을 준비하며, 또 다른 누군가는 사업이나 자신의 꿈을 붙잡고 있을 것이다. 열심히 해도 앞으로 나아가는 느낌이 들지 않는 순간에는 지금까지의 시간이 모두 잘못된 선택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멈춰 있는 것처럼 보였던 시간 역시 지나고 나면 자신이 걸어온 길의 일부가 된다.
김연지는 자신의 경우 그 시간을 지나게 해준 것이 결국 노래였다고 말한다.
화려한 성공이나 완벽한 재기를 이야기하기보다, 두려움을 안은 채 다시 한번 자신이 사랑했던 것을 선택하는 것.
그래서 ‘노래’라는 평범한 제목은 김연지에게 가장 개인적인 제목이 된다.
목소리를 잃었던 가수가 다시 찾은 삶의 이유.
그 답은 결국 처음부터 자신의 곁에 있었던 ‘노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