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앤엠뉴스 | 9회말 2사 만루에서 터진 극적인 홈런도, 연장전 승부의 흐름을 바꾼 과감한 주루도 야구장을 뜨겁게 만든다.
하지만 상대 선수 얼굴에 묻은 흙을 털어주는 몇 초의 모습 역시 팬들의 기억에 남는 ‘명장면’이 될 수 있다.
KBO와 CGV가 함께 진행하는 ‘월간 CGV 씬-스틸러상’ 8월 후보에 키움 김재현, KT 김현수, LG 오스틴, KIA 이호연 등 4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번 후보들의 면면은 야구에서 팬들의 기억에 남는 순간이 반드시 하나의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극적인 끝내기 홈런부터 진기록, 상대 팀 선수와 나눈 우정까지 서로 전혀 다른 네 장면이 경쟁한다.
김재현, 9회말 2사 만루에서 뒤집었다
키움 김재현은 가장 극적인 방법으로 후보에 올랐다.
김재현은 지난 8월 23일 고척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9회말 2사 만루 상황에 타석에 들어섰다.
한 번의 아웃이면 경기가 끝날 수 있는 순간.
김재현의 타구는 담장을 넘어갔고, 그대로 승부를 뒤집는 역전 끝내기 만루 홈런이 됐다.
개인에게도 특별한 기록이었다. 김재현의 프로 데뷔 첫 끝내기 홈런이었으며 KBO리그 역사에서도 역대 9번째 나온 역전 끝내기 만루 홈런으로 기록됐다.
수많은 야구 경기에서도 좀처럼 만나기 어려운 장면이 8월의 ‘씬-스틸러’ 후보가 됐다.
기록 대신 스포츠맨십…김현수가 만든 몇 초의 장면
KT 김현수의 후보 선정 이유는 전혀 다르다.
홈런도, 결승타도 아니다.
지난달 25일 두산전에서 비디오 판독이 진행되는 동안 나온 짧은 행동이었다.
김현수는 얼굴에 흙이 묻은 전 동료 정수빈을 발견하자 직접 흙을 털어줬다. 두 사람은 그라운드 위에서 웃음을 나눴고 해당 장면은 팬들에게도 포착됐다.
경기에서는 상대 팀으로 만났지만 잠시 경쟁을 내려놓은 두 선수의 모습이 야구가 가진 또 다른 매력을 보여준 것이다.
수치로 남는 공식 기록은 아니지만 팬들의 기억에는 충분히 하나의 장면으로 남을 수 있다.
이번 씬-스틸러상이 선수의 경기력뿐 아니라 야구장에서 만들어지는 다양한 순간을 대상으로 한다는 취지도 잘 드러나는 후보 선정이다.
오스틴, 과감한 주루로 완성한 사이클링 히트
LG 오스틴은 기록으로 8월을 장식했다.
오스틴은 지난달 25일 NC전에서 연장 승부의 흐름을 바꾸는 3루타를 터뜨렸다.
특히 마지막까지 과감하게 베이스를 파고드는 주루를 통해 사이클링 히트를 완성하며 올 시즌 KBO리그 첫 번째 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LG 외국인 선수로서 사이클링 히트를 작성했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더했다.
홈런의 강렬함과는 또 다른 야구의 묘미다. 안타와 2루타, 3루타, 홈런이 한 경기에서 모두 나와야 하는 사이클링 히트는 타격 능력뿐 아니라 경기 상황과 주루까지 맞아떨어져야 완성될 수 있다.
오스틴의 과감한 질주는 한 경기의 승부와 개인 기록을 동시에 만들어냈다.
하루 전 악몽을 끝내기 만루포로 뒤집은 KIA 이호연
KIA 이호연 역시 만루홈런으로 강렬한 장면을 만들었다.
이호연은 지난달 25일 롯데와의 경기에서 9회말 2사 만루 상황에 대타로 등장했다.
그리고 타구를 담장 밖으로 보내며 역전 끝내기 만루 홈런을 완성했다.
KBO리그 역대 두 번째 ‘대타 끝내기 역전 만루 홈런’이라는 진기록도 함께 세웠다.
특히 KIA는 직전 경기에서 상대의 끝내기 만루 홈런으로 패했던 상황이었다.
야구에서 좀처럼 보기 어려운 끝내기 만루홈런을 당한 뒤 바로 다음 경기에서는 자신들이 같은 방식으로 승부를 뒤집은 셈이다.
불과 하루 사이 희비가 정반대로 바뀌면서 이호연의 홈런은 단순한 1승 이상의 극적인 장면으로 남았다.
야구의 ‘명장면’은 기록으로만 남지 않는다
‘월간 CGV 씬-스틸러상’은 KBO리그 현장에서 인상적인 장면을 만들어낸 인물을 선정하는 상이다.
특히 선수만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다. 선수단은 물론 리그 관계자와 응원단 등 야구장에서 근무하는 구성원 모두가 대상이 될 수 있다.
올 시즌에는 삼성 박승규와 한화 페라자, KIA 나성범, 롯데 손성빈 등이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8월 수상자는 팬들이 직접 결정한다.
투표는 9월 1일 오후 3시부터 4일 자정까지 CGV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에서 진행되며 팬 투표 결과가 100% 반영된다.
최종 수상자에게는 상금 100만원과 CGV 씨네드쉐프 무비&다이닝 패키지가 주어진다. 후보 4명의 장면은 CGV 홈페이지와 모바일 앱, KBO 및 CGV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야구의 역사는 결국 숫자로 기록된다.
누가 몇 개의 홈런을 쳤고 몇 승을 거뒀는지는 오랫동안 기록으로 남는다.
하지만 팬들이 야구를 기억하는 방식은 조금 다를 때가 있다.
극적인 홈런 하나를 기억하기도 하고, 믿기 어려운 주루를 기억하기도 한다. 때로는 경기 도중 상대 선수의 얼굴에 묻은 흙을 털어주던 짧은 순간이 더 오래 기억에 남기도 한다.
기록에 남는 플레이와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 장면은 반드시 같지 않다.
8월 KBO리그의 ‘씬-스틸러’를 결정하는 이번 팬 투표가 흥미로운 이유도 바로 그 지점에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