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내가 챙피해?”…마야, 선우용녀와 외친 유쾌한 ‘아줌마 선언’

‘월간마야’ 신곡서 50대의 현실과 열정 노래…“지금 이 오십대도 나에겐 처음” 중년 여성 향한 응원

 

제이앤엠뉴스 | “아줌마지만, 아줌마라고 부르지 마라.”

마야가 이번에는 ‘아줌마’를 노래한다.

장바구니를 들고 억척스럽게 살아가는 중년 여성을 안쓰럽게 바라보는 노래도, 지나간 청춘을 그리워하며 나이를 한탄하는 노래도 아니다.

오히려 세상을 향해 묻는다.

 

“왜! 내가 챙피해?”

마야의 신곡 ‘왜! 내가 챙피해? (Feat. 선우용녀)’는 50대를 살아가는 여성의 현실을 유머와 자기긍정으로 풀어낸 곡이다.

매달 한 곡씩 자신의 이야기를 공개하는 ‘월간마야’의 신작으로, 이번에도 출발점은 마야 자신의 현재다.

 

“오십대도 나에겐 처음이다”

이번 곡을 이해하는 중요한 문장은 노래보다 먼저 공개된 마야의 이야기에서 발견된다.

20대의 봄도 처음이었고 30대와 40대 역시 처음이었다. 그렇다면 지금 맞이한 50대도 결국 인생에서 처음 경험하는 시간이라는 것이다.

사람은 나이를 먹을수록 세상을 잘 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요구를 받는다.

특히 중년이 되면 어느 정도 삶의 답을 알고 있어야 할 것처럼 여겨진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이상한 일이다.

스무 살을 처음 살아봤던 것처럼 쉰 살 역시 처음 살아본다.

중년에게도 처음 겪는 변화가 있고 처음 마주하는 두려움이 있으며 아직 해보지 않은 일들이 남아 있다.

마야는 바로 그 당연한 사실에서 출발한다.

나이는 늘었지만 인생은 여전히 처음이다.

 

‘천하무적 아줌마’에 담긴 현실

노래는 중년 여성의 일상을 상당히 유쾌하게 과장한다.

적립 여부와 사은품을 확인하고, 원플러스원 상품을 보면 마음이 움직인다. 아파트에서 문제가 생기면 어느새 CCTV를 확인하고 있고, 김치를 저렴하게 공동구매할 사람을 찾는다.

수백 개씩 쌓이는 단체 채팅방 메시지에도 살아남는다.

도라지청과 매실청, 유자청을 챙기며 주변 사람들의 건강까지 걱정한다.

 

우리가 흔히 대중문화에서 봐왔던 ‘아줌마’의 특징들이 빠르게 지나간다.

하지만 마야는 이를 조롱의 대상으로 두지 않는다.

오히려 그 모습을 ‘슈퍼파워’라고 부른다.

목소리가 크고 말이 많으며 힘도 세다는 익숙한 이미지를 그대로 가져오면서도 그 안에 숨어 있는 생활력을 바라본다.

가족을 챙기고 집안일을 하고 일터에 나가면서 동네에서 벌어지는 일까지 신경 쓰는 사람들.

그래서 이 노래에서 ‘천하무적 아줌마’라는 표현은 풍자의 대상인 동시에 일상을 버텨낸 사람에게 주는 일종의 훈장처럼 들린다.

 

청춘은 사라진 것이 아니라 안에 남아 있다

곡의 유쾌한 분위기 뒤에는 조금 다른 이야기도 숨어 있다.

마야는 어느새 50대를 맞이한 자신을 ‘낡은 고무줄’에 비유한다.

TV와 SNS 속 젊은 사람들을 바라보다 자신의 몸을 내려다보기도 한다. 운동하고 관리해야겠다고 생각하지만 곧 다시 일터와 부엌, 가족을 챙기는 일상으로 돌아간다.

누군가에게는 웃긴 장면이지만 많은 중년 여성에게는 상당히 현실적인 하루일 수 있다.

자신을 위한 시간은 항상 다음 순서로 밀려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젊은 시절의 자신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마야의 표현처럼 그 안에는 여전히 ‘단발머리 소녀’가 살아 있다.

나이가 들었다고 꿈과 욕망, 설렘까지 함께 늙는 것은 아니다.

몸에는 시간이 쌓여가지만 사람의 내면에는 열일곱의 자신도, 스물다섯의 자신도 함께 살아간다.

 

‘아줌마’라는 말은 언제부터 부끄러운 말이 됐을까

그래서 제목 ‘왜! 내가 챙피해?’는 단순한 웃음 포인트 이상으로 읽힌다.

‘아줌마’라는 단어에는 오랫동안 여러 고정관념이 따라붙었다.

세련되지 못하고, 목소리가 크고, 억척스럽고, 젊음과 아름다움에서 멀어진 사람이라는 이미지다.

특히 여성에게 나이가 든다는 것은 남성보다 훨씬 자주 외모의 변화와 연결돼 평가돼왔다.

마야는 그 시선을 피하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들이 생각하는 전형적인 ‘아줌마’를 노래 안으로 잔뜩 불러들인다.

그리고 묻는다.

그래서 그게 왜 창피하냐고.

젊었을 때와 모습이 달라졌다는 것이 사람의 가치까지 떨어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수십 년의 삶을 버티고 가족을 돌보고 자신의 일을 해온 시간 역시 한 사람을 구성하는 역사다.

 

선우용녀가 더하는 한마디의 힘

피처링으로 선우용녀가 참여했다는 점도 곡의 메시지와 자연스럽게 맞물린다.

오랜 시간 대중 앞에서 활동해온 선우용녀의 목소리가 더해지면서 ‘왜! 내가 챙피해?’는 한 사람의 50대 이야기에서 세대를 아우르는 여성들의 이야기로 범위를 넓힌다.

노래가 내세우는 것은 ‘젊게 살아야 한다’는 강박도 아니다.

 

나이를 부정하면서 청춘처럼 보이려고 애쓰자는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의 자신을 그대로 인정하면서도 새로운 일을 시작할 수 있다는 쪽에 가깝다.

중년이 청춘을 흉내 내야 할 이유도,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뒤로 물러나야 할 이유도 없다.

 

인생의 절반에서 다시 숨을 들이마시다

마야는 이번 곡을 소개하며 인생이 무한할 것이라는 착각에서 벗어나 인생의 절반 지점에서 다시 한번 심호흡을 해본다고 이야기한다.

그 표현에는 이번 노래의 유머보다 조금 더 진지한 메시지가 숨어 있다.

어릴 때는 시간이 무한한 것처럼 느껴진다.

언젠가 할 수 있을 것 같고 다음 기회가 계속 찾아올 것 같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남은 시간을 생각하게 된다.

그때 사람은 두 가지 선택을 할 수 있다.

이미 너무 늦었다고 생각하거나, 아직 절반이나 남았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마야는 후자를 선택한다.

그것도 상당히 마야다운 방식으로 말이다.

 

“낡은 고무줄도 갈아 끼우면 또 한참을 쓴다.”

우아한 문장은 아니지만 그래서 더 재미있고 솔직하다.

20대에게 20대가 처음이듯 50대에게도 50대는 처음이다.

처음이라면 실수해도 되고 새로운 것을 시작해도 된다.

 

나이가 들었다는 이유로 목소리를 줄이고, 하고 싶은 일을 포기하고, 자신을 누군가의 엄마나 아내라는 역할 안에만 가둘 필요도 없다.

‘왜! 내가 챙피해?’는 그렇게 ‘아줌마’라는 익숙한 단어를 뒤집는다.

세월을 지우는 대신 세월을 살아낸 자신을 인정하고, 다시 한번 큰 숨을 들이마시는 것.

 

청춘이 지나갔다고 인생의 주인공 자리까지 내어줄 필요는 없다.

마야와 선우용녀가 외치는 ‘슈퍼파워’는 어쩌면 바로 거기에서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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