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앤엠뉴스 | 운동할 수 있는 시설은 늘리고 스포츠 참여에 따른 혜택은 확대한다. 체육인의 권익과 인권 보호를 강화하는 동시에 인공지능을 활용한 건강관리와 스포츠산업 혁신도 추진한다.
정부의 중장기 스포츠정책이 단순한 엘리트 선수 육성을 넘어 국민의 일상과 건강, 산업과 복지까지 범위를 넓히고 있다.
국가스포츠정책위원회는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2기 민간위원 위촉식과 함께 회의를 열고 ‘스포츠정책비전 2030’과 ‘2027 충청 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준비상황’ 등 주요 스포츠 현안을 논의했다.
새롭게 구성된 2기 민간위원에는 스포츠 현장과 학계, 법률 및 인권 분야 전문가 6명이 참여한다.
민간위원장에는 김수녕 고려대학교 여자양궁팀 감독이 선임됐으며 박성배 안양대학교 교수, 서정화 법무법인 YK 변호사, 윤지운 한국체육대학교 교수, 한남희 고려대학교 교수, 함은주 스포츠인권연구소 사무총장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정부는 다양한 현장 경험과 전문성을 가진 인사를 위촉해 스포츠정책의 민관 협력체계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운동하는 국민’ 늘리는 데 정책 초점
이날 논의된 ‘스포츠정책비전 2030’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스포츠를 전문선수만의 영역이 아닌 국민의 일상적인 활동으로 접근한다는 점이다.
정부는 생애주기에 따라 국민이 지속적으로 스포츠에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확대하고 유·청소년과 고령층 등 연령과 특성을 고려한 프로그램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스포츠 참여 포인트 지급 대상도 확대한다.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개인의 운동과 건강관리를 지원하는 서비스 도입도 추진된다.
생활체육을 단순히 개인의 취미에 맡기는 것이 아니라 국민 건강을 위한 정책 수단으로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향이다.
국민체육센터 110곳 늘리고 야외시설에는 그늘막
운동할 공간 자체를 늘리는 방안도 포함됐다.
정부는 국민체육센터 110개소를 새롭게 공급하고 야외 체육시설에는 이용자의 편의와 안전을 위한 그늘막 설치를 추진한다.
월드컵경기장과 노후 육상경기장 등에 대한 리모델링도 계획하고 있다.
새로운 체육시설을 건립하는 것뿐 아니라 이미 만들어진 시설을 현재의 이용환경에 맞게 개선하는 작업을 병행하는 것이다.
생활체육 참여를 높이려면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만큼 실제 시민들이 가까운 곳에서 운동할 공간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폭염 등 기후환경의 변화까지 고려하면 야외 체육시설 역시 단순한 운동기구 설치를 넘어 이용자의 안전과 휴식을 함께 고려해야 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스포츠시설 소득공제 확대…헬스장 ‘먹튀’도 막는다
스포츠 소비자를 위한 제도 변화도 추진된다.
내년부터 총급여 7000만원을 초과하는 직장인에게도 스포츠시설 이용에 대한 소득공제 적용이 확대될 예정이다.
스포츠 참여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낮춰 생활체육 참여를 유도하려는 취지다.
헬스장 등 스포츠시설에서 장기간 이용권을 판매한 뒤 갑작스럽게 폐업해 소비자가 피해를 보는 이른바 ‘먹튀’ 문제에 대응하기 위한 제도도 마련한다.
생활체육 시장이 확대되면서 스포츠정책의 대상 역시 시설을 공급하는 데서 소비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영역까지 넓어지고 있는 셈이다.
대한체육회 개혁·체육인 권익 보호도 추진
체육계 내부의 제도 개선도 주요 과제로 다뤄졌다.
대한체육회에는 외부 출신 상임감사를 도입하고 감사조직을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회장 임기 제한을 비롯한 지배구조 개선도 논의된다.
선수와 지도자들이 활동하는 현장에서는 국제 수준의 경기·훈련시설 조성과 학생선수 이적 규정 개선, 지도자와 심판 양성체계 강화 등이 추진된다.
체육인의 안정적인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공제·보험제도 역시 확대할 계획이다.
스포츠 현장의 인권 문제에 대해서는 인권보호관의 점검 범위를 확대하고 스포츠윤리센터의 조사권을 강화하는 방향이 제시됐다.
좋은 경기력을 만들어내는 것만큼 선수가 안전하고 공정한 환경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도 스포츠정책의 중요한 역할이라는 의미다.
AI부터 돔구장까지…스포츠를 ‘산업’으로 본다
스포츠산업 분야에서는 기술과 시설, 콘텐츠를 연결하는 정책이 추진된다.
신기술을 스포츠산업에 접목하는 한편 스포츠 경기와 공연 등을 함께 개최할 수 있는 복합형 돔구장 조성 방안도 논의됐다.
프로스포츠에서는 판정 시스템을 개선하고 불법 스포츠도박에 대한 대응도 강화한다.
과거 스포츠정책이 선수 육성과 경기력 향상에 상대적으로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경기장을 중심으로 공연과 콘텐츠, 관광과 기술산업까지 연결하는 방향으로 시장의 범위를 넓히겠다는 것이다.
장애가 있어도 가까운 곳에서 운동할 수 있도록
장애인 체육의 접근성을 높이는 정책도 포함됐다.
정부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참여하는 통합체육교실을 확대하고 개인의 장애 특성에 따른 맞춤형 강습을 제공할 계획이다.
장애인스포츠강좌이용권 지원도 확대한다.
장애인이 이용하기 편리한 생활밀착형 체육시설인 반다비체육센터는 40개소를 새롭게 건립할 예정이다.
전문체육 분야에서는 장애인 선수 지원을 강화하고 선수 육성체계를 개편한다.
장애인 체육 역시 국제대회에서 메달을 획득하는 전문선수 지원에만 머무르지 않고 누구나 생활권 안에서 운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참여 기반을 넓히는 방향이다.
국제대회 유치하고 스포츠 역사도 남긴다
국제스포츠 분야에서는 국제대회 유치 전략을 수립하고 국제스포츠 무대에서 활동할 인재에 대한 지원을 확대한다.
국립스포츠박물관 개관과 전통스포츠 지원 방안도 추진된다.
경기 결과뿐 아니라 한국 스포츠가 쌓아온 역사와 문화적 자산을 기록하고 활용하는 영역까지 국가 스포츠정책에 포함시키겠다는 것이다.
150여 개국 1만5000명 충청으로…2027 하계U대회 준비
이날 회의에서는 약 1년 앞으로 다가온 ‘2027 충청 하계유니버시아드’ 준비상황도 주요 안건으로 다뤄졌다.
대회는 2027년 8월 1일부터 12일까지 대전과 세종, 충북, 충남 등 충청권 4개 시·도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150여 개국에서 약 1만5000명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이 주최하는 하계유니버시아드는 전 세계 대학생 선수들이 참가하는 2년 주기의 국제 종합스포츠대회다.
2027 충청 대회는 한국에서 네 번째로 열리는 대회다.
염홍철 조직위원회 신임 위원장은 이날 홍보와 숙박, 식음, 수송, 의료를 비롯해 여름철 폭염 대응 등 분야별 준비상황을 보고했다.
특히 여러 시·도에서 동시에 대회가 진행되는 만큼 경기장 운영뿐 아니라 선수단의 이동과 숙박, 의료지원 등 지역 간 유기적인 협력이 대회 성공의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스포츠정책의 기준, ‘메달 몇 개’에서 달라질까
국가의 스포츠 경쟁력을 이야기할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의 메달 숫자였다.
엘리트 체육의 국제경쟁력은 여전히 중요하다.
하지만 스포츠가 국민의 삶에서 갖는 의미는 메달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어린아이가 집 근처에서 원하는 운동을 시작할 수 있는지, 고령자가 안전하게 체육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지, 장애인이 자신의 특성에 맞는 운동을 배울 수 있는지 역시 한 국가의 스포츠 환경을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선수들이 폭력이나 인권침해를 걱정하지 않고 운동할 수 있는 환경, 은퇴 이후의 삶까지 준비할 수 있는 제도도 마찬가지다.
이번 ‘스포츠정책비전 2030’에는 생활체육부터 엘리트 체육, 장애인 스포츠, 산업과 국제교류까지 상당히 넓은 영역이 담겼다.
결국 중요한 것은 계획의 숫자가 아니라 실제 현장에서 국민과 체육인이 얼마나 변화를 체감할 수 있느냐다.
스포츠 강국의 기준이 국제대회에서 획득한 메달의 숫자만이 아니라 국민이 얼마나 쉽고 안전하게 운동할 수 있는가로 넓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