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가서에 머물지 않은 성평등 정책…성북구가 서울시 우수기관 된 이유

청년정책 참여부터 성평등 관점 적용…성별영향평가 결과를 실제 사업 변화로 연결

 

제이앤엠뉴스 | 행정에서 이뤄지는 각종 평가는 자칫 보고서와 지표에 머물기 쉽다. 하지만 평가를 통해 발견된 문제를 실제 사업 운영 방식까지 바꾼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서울 성북구가 청년정책에 성평등 관점을 적용한 사례로 서울시 성별영향평가 우수기관에 선정됐다.

 

성북구는 지난 3일 서울여성플라자 피움서울에서 열린 ‘2026 양성평등주간 기념행사’에서 ‘2026년 서울시 성별영향평가 유공 우수 기관’으로 선정돼 서울시장 표창을 받았다.

이번 평가는 2024~2025년 성별영향평가 대상 사업 가운데 평가 과정에서 마련된 정책 개선안을 실제 사업에 선제적으로 적용한 자치구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성북구는 서울시 25개 자치구 가운데 6개 우수기관에 이름을 올렸다.

 

성별영향평가는 정책을 수립하거나 시행하는 과정에서 성별에 따라 서로 다른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지를 살펴보고, 필요한 경우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제도다. 중요한 것은 평가 자체보다 그 결과가 실제 정책에 얼마나 반영되느냐다.

성북구가 이번에 좋은 평가를 받은 사업은 ‘청년일자리창출 및 자립기반 구축’의 일환으로 운영되는 성북청년정책네트워크다.

 

성북청년정책네트워크는 청년이 단순한 정책 수혜자에 머무르지 않고 직접 지역의 문제를 발견하고 정책을 제안할 수 있도록 마련된 주민 참여형 네트워크다. 성평등과 인권을 비롯해 청년세대가 생활 속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의제를 논의하고 이를 구정에 제안하는 역할을 한다.

주목할 부분은 성별영향평가 이후 실제 운영 과정에 여러 변화가 적용됐다는 점이다.

 

성북구는 참여자를 대상으로 성인지·성평등 교육을 실시하고 ‘2025 성북청년정책네트워크 우리들의 약속문’을 마련했다. 성평등 관련 분과를 신설해 청년들이 직접 관련 정책을 발굴할 수 있도록 했으며, 제안된 정책에 담당 부서가 피드백하는 과정도 운영했다.

청년들이 아이디어를 제안하는 데 그치지 않고 행정 부서와 연결해 실제 정책으로 발전할 가능성을 높이려는 구조다.

 

정책 참여자를 모집하는 방식에도 성별 균형이라는 관점이 적용됐다. 특정 성별이나 일부 청년층에 참여가 집중되는 것을 줄이기 위해 지역 내 대학과 도서관, 주민센터 등 서로 다른 생활권의 시설을 활용해 참여자를 모집하고 홍보했다.

정책의 내용뿐 아니라 ‘누가 정책 결정 과정에 참여하는가’까지 성별영향평가의 대상으로 확장한 셈이다.

 

성평등 정책에서 이 같은 접근은 중요하다. 같은 청년정책이라도 실제 참여자 구성이 한쪽으로 치우친다면 정책 논의 과정에서 특정 집단의 경험과 요구가 상대적으로 적게 반영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성북구는 이와 함께 청년들이 발굴한 정책을 공유하는 발표회와 전시형 페스타 등을 진행하며 정책 참여 과정을 지역사회와 공유했다.

 

결국 이번 수상의 의미는 새로운 성평등 사업 하나를 별도로 만든 데 있기보다 기존에 운영하던 청년정책의 과정에 성평등이라는 기준을 적용하고, 평가에서 나온 개선점을 실제 운영 방식에 반영했다는 데 있다.

행정기관의 성별영향평가가 실효성을 가지려면 평가 결과가 다음 사업계획서의 문구를 바꾸는 데 그치지 않고 주민이 경험하는 정책의 변화로 연결돼야 한다. 성북구의 사례 역시 향후 실제 참여자 구성과 정책 제안, 정책 반영 과정에서 어떤 변화로 이어지는지가 더욱 중요한 평가 기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승로 성북구청장은 성별영향평가를 통해 마련된 개선안이 실제 정책 현장에 반영된 점을 강조하며 “앞으로도 구정 전반에 성평등 관점을 충실히 반영하여 구민 모두가 공정하게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 변화를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성별영향평가가 행정절차상의 평가를 넘어 실제 정책을 변화시키는 장치가 될 수 있을지, 성북구 청년정책에서 시작된 시도가 향후 다른 분야의 구정 정책으로 어떻게 확장될지도 주목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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