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앤엠뉴스 | 청소년에게 온라인 도박의 위험성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하지 말라고 경고하거나 중독의 위험성을 교육하는 것도 필요하지만, 실제 학생들이 처한 상황과 감정을 이야기로 보여주는 방법도 있다.
충남 지역 교사들이 자신들이 학교 현장에서 마주한 고민을 직접 뮤지컬로 만들었다.
충남교육청은 19일 오후 2시 충청남도교육청학생교육문화원 대공연장에서 충남교육뮤지컬연구회 ‘무대WE路(무대위로)’의 여섯 번째 정기공연인 창작 뮤지컬 ‘학교, 우리들은 Season 3’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의 중심 소재는 ‘청소년 온라인 도박’이다.
학교를 배경으로 온라인 도박에 빠진 학생의 이야기를 통해 개인의 호기심에서 시작한 행동이 학생의 일상과 주변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무대 위에서 풀어낸다.
실제 학생들을 만나는 교사들이 직접 대본 썼다
이번 작품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대본을 만든 사람들이 현직 교사라는 점이다.
교사들은 학교에서 학생들을 만나며 경험한 상황과 교육 현장에서 느낀 고민을 바탕으로 직접 이야기를 구성했다.
청소년 문제를 외부의 시선으로 바라보기보다 매일 학생들과 생활하는 교사들이 자신들의 경험을 문화예술 콘텐츠로 옮긴 것이다.
청소년 온라인 도박은 스마트폰을 통해 접근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의 도박 문제와 다른 양상을 보일 수 있다.
학생에게는 처음부터 심각한 도박 행위라기보다 게임이나 놀이처럼 인식될 가능성도 있고, 온라인 환경에서는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접근할 수 있다.
때문에 학교에서의 예방교육 역시 단순히 ‘도박은 위험하다’는 정보를 전달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학생들이 문제의 과정과 결과를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만드는 방식이 중요해지고 있다.
강의 대신 ‘이야기’를 선택한 교사들
뮤지컬이라는 형식은 이러한 문제를 전달하는 데 독특한 장점을 갖는다.
강의에서는 교육자가 정보를 설명하고 학생이 듣는 구조가 중심이 된다.
반면 이야기는 등장인물을 통해 상황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한다.
온라인 도박을 시작한 학생이 어떤 선택을 하고, 그 선택이 주변 사람과의 관계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무대에서 보여준다면 관객은 문제를 단순한 규칙 위반이 아니라 한 사람의 이야기로 바라볼 수 있다.
문화예술교육이 갖는 역할도 여기에 있다.
예술이 반드시 정답을 직접 제시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인물의 선택과 갈등을 보여주면서 관객이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하나의 교육이 될 수 있다.
교사가 배우가 되고, 학교의 고민이 콘텐츠가 된다
‘무대WE路’는 2019년 충남 지역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학교 밖 전문적 학습공동체다.
참여 교사들은 학교에서 교육 활동을 이어가는 동시에 방과 후와 주말을 활용해 예술교육 중심의 교육과정과 뮤지컬 융합수업을 연구해왔다.
정기공연 역시 이러한 활동의 연장선에 있다.
교사는 일반적으로 수업을 설계하고 학생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사람으로 인식된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에서는 교사가 대본을 쓰고 공연을 만들며 무대에도 참여하는 창작자의 역할까지 맡는다.
학교 현장에서 발견한 문제를 교육 자료에만 머물게 하지 않고 하나의 공연 콘텐츠로 재구성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교사가 직접 창작 경험을 갖는다는 점도 중요하다.
문화예술교육을 가르치는 사람이 실제 창작과 공연의 과정을 경험하면서 다시 그 경험을 학교 수업으로 가져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학생들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이번 공연에는 둔포중학교 뮤지컬 자율동아리 ‘DP롤라’ 학생들도 특별공연으로 참여한다.
교사가 만든 공연을 학생들이 단순히 관람하는 데서 끝나지 않고 학생 역시 공연의 주체로 무대에 참여하는 것이다.
학교 문화예술교육에서 공연 결과만큼 중요한 것이 만들어가는 과정인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나의 뮤지컬을 완성하려면 연기와 노래만 필요한 것이 아니다.
대본을 이해하고 역할을 나누며 서로의 움직임과 대사를 맞춰야 한다. 무대와 음향, 조명 등 다양한 요소도 함께 작동해야 한다.
자연스럽게 협업과 의사소통이 요구된다.
학생과 교사가 같은 문화예술 활동 안에서 서로 다른 방식으로 참여한다는 점에서 이번 공연은 교사 연구활동과 학생 예술교육이 만나는 사례이기도 하다.
청소년 문제를 ‘금지’만으로 해결할 수 있을까
학교에는 끊임없이 새로운 문제가 등장한다.
과거에는 학교 밖에서 주로 발생했던 문제들도 스마트폰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학생들의 일상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온라인 도박 역시 마찬가지다.
학교는 문제가 발생한 이후 학생을 처벌하는 역할뿐 아니라 왜 그런 행동이 위험한지 이해시키고, 학생이 스스로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요구받는다.
그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규칙과 교육만이 아닐 수 있다.
한 편의 이야기와 노래, 무대 위 인물의 실패와 후회가 때로는 긴 설명보다 오래 기억될 수도 있다.
‘학교, 우리들은 Season 3’가 주목되는 이유 역시 청소년 도박 문제에 하나의 정답을 제시해서가 아니다.
학교에서 발견한 문제를 교사가 직접 이야기로 만들고, 학생과 함께 문화예술을 통해 다시 학교와 지역사회에 질문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청소년에게 “도박하지 마라”고 말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왜 빠져들게 되는지, 그 선택 이후 무엇이 달라지는지를 함께 생각해보는 것.
교사들이 선택한 이번 수업의 공간은 교실이 아니라 무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