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이앤엠뉴스 | 손잡이를 잡고 문을 열면 됐다.
그런데 어느 날 그 문에 화면이 생기고, 센서가 붙고, 인증 절차가 추가됐다. 분명 이전보다 훨씬 많은 기술이 들어갔는데 정작 문 앞에 선 사람은 잠시 멈춰선다.
‘그래서 어떻게 열어야 하지?’
스마트폰과 애플리케이션, 웹사이트, 키오스크, 자동차까지 우리가 사용하는 거의 모든 제품과 서비스는 끊임없이 업데이트된다.
새로운 기능이 추가되고 디자인이 바뀌며 이전보다 발전된 기술이 적용된다. 기업은 이를 혁신이라고 설명하고 소비자 역시 더 좋은 기술을 기대한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했다는 사실과 사용하기 편해졌다는 것은 반드시 같은 의미일까.
업데이트 이후 익숙했던 버튼의 위치가 달라지고, 자주 사용하던 기능을 찾기 위해 여러 단계의 메뉴를 거쳐야 하는 경험은 이제 낯설지 않다.
예전에는 한 번 누르면 가능했던 일이 계정 로그인과 본인 인증, 애플리케이션 설치 등의 과정을 요구하기도 한다.
물론 복잡해진 모든 과정이 불필요한 것은 아니다.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인증 절차가 필요할 수 있고, 하나의 기기에서 더 많은 기능을 제공하려면 메뉴와 설정이 늘어날 수도 있다. 과거에는 불가능했던 일을 몇 번의 터치만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된 것 역시 기술 발전이 가져온 변화다.
문제는 기능의 숫자가 곧 편리함의 크기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사용자에게 필요한 것은 가장 많은 기능을 가진 제품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일을 어렵지 않게 할 수 있는 제품일 수도 있다.
새로운 기능 하나를 추가하는 것만큼 기존 사용자가 익숙하게 사용하던 방식을 유지하는 것 역시 중요한 설계가 되는 이유다.
특히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 변화의 부담은 더욱 크게 다가올 수 있다.
누군가에게는 몇 초면 이해할 새로운 인터페이스가 다른 누군가에게는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게 만드는 장벽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기술의 발전을 평가하는 기준에는 ‘무엇을 더 할 수 있게 됐는가’뿐 아니라 ‘그 일을 얼마나 쉽게 할 수 있게 됐는가’라는 질문도 필요하다.
최첨단 센서와 인공지능, 수많은 기능이 들어간 문이라도 사람들이 문 앞에서 사용법을 고민해야 한다면 한 번쯤 물어볼 수 있다.
기술은 분명 발전했다.
그런데 우리는 정말 더 편해진 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