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이앤엠뉴스 | 소년만화의 주인공은 좀처럼 처음부터 완벽하지 않다.
남들보다 한발 늦기도 하고, 중요한 순간에 넘어지기도 한다. 예상하지 못한 상대를 만나 패배하고 자신이 믿었던 것이 흔들리기도 한다.
그래도 이야기는 끝나지 않는다.
다음 장에서 다시 일어나기 때문이다.
QWER의 Special Single ‘소년만화 & 피카레스크’에 담긴 ‘소년만화’는 바로 그 익숙한 이야기의 문법을 평범한 사람들의 하루로 가져온다.
거창한 시련부터 등장하지 않는다.
밤새 준비했는데 계획대로 되지 않고, 마음먹은 대로 살아보려 했지만 현실은 뜻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지나간 실수가 갑자기 떠올라 얼굴이 화끈거리고, 하필이면 정신없는 날 예상하지 못한 비까지 쏟아진다.
누구에게나 있을 법한 하루다.
그래서 ‘소년만화’가 바라보는 주인공 역시 특별한 사람이 아니다.
뜻대로 되지 않는 하루를 보내면서도 마음 한편으로는 ‘혹시 나도 이야기 속 주인공처럼 조금 늦게 빛나는 것은 아닐까’라고 기대해보는 사람이다.
이러한 시선은 QWER가 지금까지 보여준 청춘의 이미지와도 자연스럽게 맞닿는다.
청춘을 무조건 아름다운 시절로 그리기보다 흔들리고 넘어지는 순간까지 이야기의 일부로 받아들인다. 실패하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보다 실패한 뒤 다시 움직이는 사람에게 관심을 둔다.
가사에서 반복되는 밤과 별빛의 이미지도 이를 뒷받침한다.
긴 하루가 끝나고 어둠이 찾아와도 잠시 숨을 고른 뒤 다시 앞으로 나아간다. 여기저기 헤매며 흘렸던 눈물조차 언젠가는 은하수를 건너 빛나는 무언가가 될 것이라고 노래한다.
눈물을 없었던 일로 만들지 않는다는 점이 중요하다.
지금 힘든 일이 사실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말하거나, 열심히 하면 반드시 성공한다고 단정하지 않는다.
대신 지금까지 견뎌온 시간이 언젠가 자신을 이루는 일부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
소년만화에서 주인공이 수많은 패배를 거치며 성장하듯, 이 노래에서 실패와 실수 역시 삭제해야 할 장면이 아니라 다음 장면으로 넘어가기 위해 지나온 페이지가 된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모두가 아니라 해도’ 다시 자신이 두근거렸던 순간을 기억하라고 이야기하는 부분이다.
응원의 근거를 타인의 인정에서 찾지 않는 것이다.
모두가 가능하다고 말해줘야 꿈을 계속 가져도 되는 것이 아니다. 다른 사람이 무엇이라고 하든 자신이 처음 그 일을 좋아했던 순간과 두근거림을 기억할 수 있다면 다시 시작할 이유는 남아 있다.
후반부에 이르면 이러한 메시지는 더욱 직접적으로 변한다.
몇 번 더 어긋나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다면 열 번이고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다시 해보겠다는 의지가 등장한다.
여기서 ‘소년만화’라는 제목의 의미도 더욱 선명해진다.
소년만화의 주인공을 만드는 것은 특별한 능력만이 아니다.
수없이 패배하면서도 다음 화가 시작되면 다시 등장하는 끈질김 역시 주인공의 중요한 조건이다.
현실에는 만화처럼 극적인 각성 장면도, 정확한 순간에 흘러나오는 배경음악도 없다.
오랫동안 노력한다고 반드시 원하는 결과를 얻는다는 보장도 없다.
그 점에서 ‘소년만화’가 건네는 위로는 성공을 약속하는 데 있지 않다.
내일 반드시 잘될 것이라고 말하기보다 오늘 계획대로 되지 않았더라도 이야기가 아직 끝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그리고 그 차이는 생각보다 크다.
누군가에게 필요한 것은 “반드시 성공할 거야”라는 확신보다 “오늘 실패했다고 여기서 끝난 것은 아니야”라는 말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QWER는 그런 평범한 하루를 만화의 한 페이지처럼 바라본다.
밤새 준비했는데 망친 날도 있고, 남들보다 늦었다고 느끼는 순간도 있고, 예상하지 못한 비를 맞으며 발을 동동 구르는 날도 있다.
그러나 페이지를 넘기면 다음 장면이 있다.
오늘 흘린 눈물이 당장 별빛으로 바뀌지는 않는다. 수많은 밤을 견뎠다고 반드시 기적이 찾아오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다시 한 걸음을 내디딜 수 있다면 이야기는 계속된다.
현실에서 주인공이 되는 데 특별한 자격은 필요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계획대로 되지 않았던 오늘을 견디고도 다시 내일을 시작하는 것. QWER의 ‘소년만화’가 그리는 주인공은 바로 그렇게 다음 페이지를 넘기는 사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