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쿠, 그토록 진심이었던 사랑은 왜 ‘농담’처럼 남을까

신곡 ‘농담’, 사랑과 이별이 반복되는 마음을 바라보다…“살아가려 사랑을 하네”

 

제이앤엠뉴스 | 사랑할 때는 대부분 그 마음이 오래갈 것이라고 믿는다.

쉽게 변하지 않겠다는 말도, 오래 함께하겠다는 약속도 그 순간만큼은 진심이다. 그런데 관계가 끝나고 시간이 흐르면 한때 그렇게 중요했던 말들이 낯설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로쿠(roku)의 ‘농담’은 그 이상한 마음에서 시작한다.

 

한때는 열렬하게 사랑했던 두 사람이 결국 남이 되고, 서로 주고받았던 약속과 말은 지나간 시간 속에 남는다. 거짓말이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더 이상 그 약속을 지켜야 할 두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과거의 진심은 마치 오래된 농담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이 곡에서 ‘농담’이라는 단어는 가벼운 웃음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너무 진심이었기 때문에 더욱 허무해진 말에 가깝다.

‘농담’은 이별 직후의 감정을 한 방향으로 정리하지도 않는다.

울지 않으려고 밤을 견디면서도 떠난 사람을 오래 그리워하려 하고, 아침이 찾아오면 이번에는 기억보다 더 지독하게 미워하려 한다.

 

그리움과 미움이 번갈아 나타난다.

사랑했던 사람을 잊고 싶은 것인지, 계속 기억하고 싶은 것인지 스스로도 명확하게 결정하지 못한다. 관계는 이미 끝났지만 마음은 이별과 같은 속도로 끝나지 않기 때문이다.

특히 반복되는 ‘사라짐’은 곡 전체를 관통하는 정서다.

 

사랑도 사라지고, 미움도 언젠가는 사라진다. 지금은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선명한 기억조차 시간이 지나면 조금씩 희미해질 수 있다.

그렇다면 이별의 진짜 끝은 언제일까.

‘농담’은 관계가 끝나는 순간보다 상대를 향했던 마음이 잊히는 순간을 바라본다. 같은 관계를 끝낸 두 사람조차 서로 다른 속도로 상대를 잊기 때문에 결국 각자의 방식으로 다른 이별을 경험한다.

 

그런데 곡은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사랑이 결국 사라지는 감정이라면 우리는 왜 다시 누군가를 사랑하는가.

한 번의 이별로 충분히 아팠다면 다시는 사랑하지 않는 편이 합리적으로 보일 수도 있다. 실제로 사람은 이별 뒤 다시는 같은 일을 반복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기도 한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또 누군가에게 마음을 준다.

 

로쿠는 그 이유에 하나의 답을 던진다.

어쩌면 사람은 사랑하기 위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기 위해 사랑하는 것인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 지점에서 ‘농담’은 한 사람과의 이별을 기록한 노래에서 사람의 마음 자체를 바라보는 노래로 넓어진다.

사랑하고, 헤어지고, 잊는다. 다시 누군가를 만나고 또 사랑한다.

 

그렇게 바라보면 사랑은 끝없이 돌고 도는 감정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전의 사랑이 끝났다는 이유만으로 당시의 마음까지 거짓이 되는 것은 아니다.

영원하지 않았다고 해서 진심이 아니었던 것도 아니다.

어쩌면 ‘농담’이라는 제목이 가장 아프게 다가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한때는 세상에서 가장 진지했던 말들이 이제는 아무 효력도 갖지 못한다는 것. 그리고 언젠가는 지금의 슬픔마저 사라질 것이라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사람은 다시 사랑한다.

로쿠의 ‘농담’은 그 반복을 어리석다고 단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상처받고 잊고 다시 누군가에게 마음을 건네는 일이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일지도 모른다고 바라본다.

 

끝난 사랑이 농담처럼 남더라도 그때의 마음까지 농담이었던 것은 아니다.

그리고 다시는 사랑하지 않겠다는 다짐마저 언젠가 농담이 되어버리는 것.

어쩌면 그것이 사람이 계속 사랑하며 살아가는 이유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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