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이앤엠뉴스 | 처음 가보는 식당을 고를 때 우리는 무엇을 볼까.
메뉴와 가격을 확인하고 사진을 본다. 그리고 상당수는 자연스럽게 별점을 확인한다.
4.9점.
괜찮아 보인다.
그런데 바로 옆 식당도 4.8점이다. 다른 가게를 눌러봐도 4.9점이다.
온라인 쇼핑도 비슷하다. 처음 보는 제품인데 평점은 4.8점이고, 다른 제품 역시 4.7점이나 4.9점이다.
어느 순간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모두가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데 무엇이 더 좋은지는 오히려 알기 어려워졌다.
별점은 원래 선택을 단순하게 만들기 위한 장치다.
수많은 사람의 경험을 하나의 숫자로 압축한다. 직접 가보지 않은 식당, 묵어보지 않은 숙소, 사용해보지 않은 상품이라도 먼저 경험한 사람들의 평가를 통해 실패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온라인 거래에서 판매자와 소비자 사이에 존재하는 정보의 차이를 줄여주는 일종의 신뢰 장치인 셈이다.
문제는 별점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그 숫자를 둘러싼 행동도 달라진다는 데 있다.
대표적인 것이 리뷰 이벤트다.
음식을 주문하면 ‘리뷰 작성 시 음료 제공’, 제품을 구매하면 ‘후기 작성 시 적립금 지급’ 같은 안내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벤트 자체가 반드시 잘못된 것은 아니다. 소비자에게 리뷰 작성을 부탁하고 그 대가로 작은 혜택을 제공하는 것은 하나의 마케팅 방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리뷰를 남기는 행동과 보상이 강하게 연결되기 시작하면 평가는 순수한 만족도의 기록과 조금씩 멀어질 가능성이 생긴다.
서비스가 평범했더라도 무료 음료를 받았는데 낮은 점수를 주기가 미안할 수 있다. 다음 주문에서도 혜택을 받고 싶다면 굳이 불만을 적지 않을 수도 있다.
리뷰는 많아지지만 평가의 의미는 오히려 흐려질 수 있다.
그러다 보니 소비자의 읽는 방식도 바뀌었다.
예전에는 별점이 높으면 좋은 곳이라고 생각했다면 이제는 별점만 보고 결정하지 않는 사람이 많다.
높은 평가보다 낮은 평가부터 찾아보기도 한다.
‘최신순’으로 정렬하고, 사진이 첨부된 리뷰를 확인하고, 여러 사람이 반복해서 언급하는 단점을 찾는다.
5점짜리 칭찬 열 개보다 구체적으로 작성된 3점짜리 리뷰 하나가 더 유용하게 느껴질 때도 있다.
별점이 신뢰를 만들기 위해 등장했는데 이제는 그 별점을 다시 검증해야 하는 상황이 만들어진 것이다.
그렇다고 낮은 별점이 항상 더 솔직한 것도 아니다.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이야기가 전혀 달라진다.
음식이나 서비스에 실제 문제가 있었다면 비판적인 리뷰 역시 소비자의 정당한 평가다.
그러나 모든 낮은 평점이 품질만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배달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 개인의 취향, 서로 다른 기대 수준이 모두 가게의 별점 하나로 합쳐질 수 있다.
때로는 서비스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갈등이 낮은 별점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별점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사업자는 평가에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평점 몇 점 차이가 소비자의 첫인상을 바꾸고, 플랫폼에서 가게를 선택하는 데 영향을 준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소비자에게 별 하나는 몇 초 만에 누를 수 있는 버튼이지만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에게 그 별 하나는 훨씬 무거울 수 있다.
그렇다고 소비자에게 좋은 점수를 요구하는 것이 해결책은 아니다.
모두가 5점을 줘야 유지되는 평가 시스템이라면 별점은 이미 평가 기능을 상당 부분 잃은 것이나 다름없다.
여기에는 플랫폼의 역할도 있다.
소비자는 화면에 표시된 숫자를 객관적인 결과처럼 받아들이기 쉽다.
하지만 별점 4.8이라는 숫자만으로는 충분한 정보를 알기 어렵다.
리뷰가 몇 개인지, 언제 작성됐는지, 어떤 이용자들이 평가했는지, 실제 구매나 방문을 통해 작성된 것인지, 특정 기간에 평가가 몰린 것은 아닌지에 따라 같은 4.8점도 의미가 달라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리뷰 10개로 만들어진 4.9점과 리뷰 1만 개가 쌓인 4.8점은 단순히 0.1점 차이로 비교하기 어렵다.
오래전에 형성된 평점과 최근 이용자들의 평가가 달라졌을 수도 있다.
평균이라는 숫자는 간단하지만 그 숫자가 만들어진 과정은 간단하지 않다.
그래서 앞으로 중요한 것은 별점을 없애는 일이 아니라 별점 하나에 너무 많은 판단을 맡기지 않는 것일지도 모른다.
평균 점수뿐 아니라 최근 평가의 흐름,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장단점, 실제 이용자의 구체적인 경험처럼 맥락을 함께 보여주는 방식이 필요하다.
소비자 역시 숫자를 정답으로 받아들이기보다 하나의 참고자료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결국 리뷰 시스템의 가치는 점수가 얼마나 높은가보다 사람들이 그 평가를 얼마나 믿을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4.8점이 정말 훌륭하다는 뜻일 수도 있다.
하지만 모두가 4.8점이 되는 순간, 우리는 다시 질문하기 시작한다.
사진은 실제와 비슷한가.
최근 리뷰도 좋은가.
낮은 평가를 남긴 사람들은 무엇을 불편해했는가.
비슷한 이야기가 여러 리뷰에서 반복되는가.
그리고 마지막에는 결국 숫자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구체적인 경험을 읽는다.
별점은 복잡한 경험을 숫자 하나로 줄이기 위해 만들어졌다. 그런데 그 숫자를 믿기 어려워진 우리는 다시 긴 리뷰를 읽고 사진을 보고 맥락을 확인하고 있다.
어쩌면 모두가 별점 4.8점인 세상에서 가장 믿을 만한 것은 별의 개수가 아니라, 그 별 뒤에 적힌 구체적인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