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앤엠뉴스 | 누군가 준비해준 물품을 전달하는 것만으로 봉사활동을 끝내지 않았다. 학교에 수거함을 설치해 옷과 장난감을 모으고, 필요한 의약품을 구하기 위해 직접 기업에 편지를 보냈다. 자신이 그린 그림은 티셔츠가 되어 필리핀 어린이들에게 전달됐다.
코리안-필리핀 드림센터(Korean-Philippines Dream Center)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아름다운손길과 베스프리스(VESPRIS)가 후원한 해외봉사 활동이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필리핀 마닐라에서 진행됐다.
이번 일정에는 국제학교 SSI 소속 신은채·주도현·임하은 학생과 학부모 4명 등 모두 7명이 참여했다.
눈에 띄는 것은 봉사 현장에 도착하기 전부터 시작된 학생들의 준비 과정이다.
세 학생은 학교에 수거함을 마련하고 옷과 장난감 등 사용할 수 있는 물품을 모았다. 단순히 자신의 물건을 가져가는 데 그치지 않고 학교 구성원의 참여를 끌어내면서 개인의 봉사를 주변으로 확장했다.
학생들은 각자 자신이 할 수 있는 방법도 찾았다.
신은채 학생은 네일케어를 활용해 현지 어린이들의 손톱을 꾸며주는 활동을 진행했다. 교회를 통해 기부받은 의류도 현장에서 전달했다.
주도현 학생은 기초의약품을 마련하기 위해 국내 제약유통사에 직접 편지를 보냈다. 학생이 기업에 기부 취지를 설명하고 물품 후원을 요청한 결과 마련된 의약품은 현지에 전달됐다.
임하은 학생은 조금 다른 방식을 선택했다. 자신이 직접 그린 토끼와 물고기 그림을 활용해 파란색 티셔츠를 제작했고 이를 현지 어린이들에게 선물했다.
돈이나 물품만이 나눔의 수단은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다. 학생이 가진 기술과 그림, 아이디어 역시 필요한 사람과 연결되면 하나의 나눔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봉사단은 마닐라 지역의 수상 주거지역도 방문했다. 좁은 나무 널빤지와 작은 배를 이용해 수로를 건넌 뒤 준비한 물품을 주민들에게 전달했다.
다만 해외봉사의 의미를 물품 전달에만 두지는 않았다.
SSI 학생들과 필리핀 현지 학생 5명이 서로의 생활과 문화를 이야기하는 교류 프로그램도 진행됐다. 도움을 주는 사람과 도움을 받는 사람이라는 일방적인 관계에서 벗어나 비슷한 또래의 청소년들이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마련한 것이다.
일정 중에는 주필리핀 대한민국대사관도 방문했다.
참가 학생들은 최광식 3등서기관 겸 부영사로부터 코피노 관련 현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직접 모금한 장학금을 코피노 학생 지원을 위해 전달했다.
이번 활동을 후원한 사단법인 아름다운손길은 앞으로 필리핀 현지 지원의 방향을 코피노와 자립사업에 보다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임경현 아름다운손길 이사장은 “지난 12년간 전 세계를 대상으로 후원 활동을 이어 왔으나 올해부터는 코피노와 필리핀 내 자립 사업에 포커스를 맞추려 한다”며 참여한 학생과 학부모들에게 감사를 전했다.
해외봉사는 짧은 일정과 일회성 물품 지원만으로 현지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갖는다. 따라서 한 번의 방문이 어떤 지속적인 지원과 교류로 연결되는지는 이후 활동에서 살펴볼 부분이다.
그럼에도 이번 활동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학생들이 ‘무엇을 가져갈 것인가’라는 질문에서 멈추지 않았다는 점이다.
누군가는 학교 친구들의 참여를 모았고, 누군가는 기업에 편지를 썼으며, 또 다른 누군가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네일케어와 그림을 활용했다.
봉사는 반드시 거창한 능력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것을 살펴보고 ‘이것으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데서 시작될 수 있다.
마닐라에서 보낸 2박 3일보다 어쩌면 더 중요한 것은 그 질문을 학생들이 각자의 일상으로 돌아간 뒤에도 계속 이어가는 일일지 모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