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앤엠뉴스 | 서울에서 시작된 교육복지 정책이 지역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서울시와 충주시가 ‘서울런’의 플랫폼과 운영 경험을 공유하기로 하면서 충주지역 교육취약계층 학생들도 온라인 학습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서울시와 충주시는 29일 충주시청에서 사교육비 부담 완화와 교육격차 해소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에 따라 서울시는 서울런 플랫폼과 사업 운영 경험을 충주시에 공유하고, 충주시는 이를 기반으로 지역 실정에 맞는 교육지원 사업인 ‘충주런’을 추진한다.
계획대로 진행되면 2027년 하반기부터 교육취약계층 고등학생 250명이 우선 온라인 학습 콘텐츠를 이용하게 된다. 이후 운영 결과 등을 토대로 지원 대상도 단계적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서울런은 2021년 시작된 서울시의 교육복지 사업이다.
경제적 여건에 따른 교육기회의 차이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온라인 학습 콘텐츠를 제공하고, 대학생 멘토링과 진로·진학 상담 등으로 지원 영역을 확대해 왔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서울런을 이용한 학생은 4만4천여 명이다. 2026학년도 대학 입시에서는 이용자 가운데 914명이 대학에 합격했으며, 서울시가 2025년 실시한 조사에서는 이용 가구의 61.3%가 사교육비 절감 효과를 체감했다고 응답했다. 월평균 절감액은 34만 원으로 조사됐다.
다만 이러한 수치는 서울시 사업 참여자를 대상으로 확인된 성과인 만큼, 동일한 모델을 다른 지역에 적용했을 때 같은 결과가 나타날지는 별도의 관찰이 필요하다.
지역마다 학생 수와 교육환경, 학원 접근성, 디지털 학습 수요 등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번 협약에서 주목할 부분도 단순히 서울의 서비스를 충주 학생에게 개방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서울시가 구축한 플랫폼과 운영 경험을 공유하고 충주시가 이를 지역 정책으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하나의 지방정부가 개발한 정책 모델을 다른 지방정부가 가져가 지역 여건에 맞게 적용하는 지방정부 간 정책 협력의 사례로 볼 수 있다.
서울런 모델의 지역 확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서울시는 앞서 충청북도와 평창군, 김포시, 인천광역시, 태백시, 예천군, 영암군 등과 관련 협력을 진행했으며 현재 약 3천100명의 지역 학생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충주시는 8번째 지방정부 협력 사례가 된다.
교육격차 문제에서 온라인 학습의 장점은 지역의 물리적인 거리를 어느 정도 줄일 수 있다는 데 있다.
대도시와 비교해 원하는 과목이나 강의를 선택할 수 있는 사교육 인프라가 부족한 지역에서도 인터넷 환경이 갖춰져 있다면 동일한 온라인 콘텐츠에 접근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콘텐츠를 제공하는 것만으로 교육격차가 자동으로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학생이 온라인 학습을 지속할 수 있도록 관리하고 학습 과정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을 지원하는 체계, 진로·진학 정보와 멘토링 등이 함께 작동해야 실제 교육기회의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2027년 시작될 충주런 역시 가입자나 콘텐츠 이용자 수뿐 아니라 실제 이용 지속률과 학습 참여, 사교육비 변화 등에서 어떤 결과가 나타나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서울과 충주의 협력은 교육에서 농업으로도 이어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협약식에 앞서 충주의 한 청년농업인 농장을 방문해 지역 특산물인 탄금향 재배 현장을 살펴보고 농산물 생산과 판로 확대에 관한 의견을 들었다.
탄금향은 충주시가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대체작목으로 육성한 만감류다. 서울시와 충주시는 지역 농산물의 서울 판매·홍보와 상품 개발 등에서도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서울시는 이미 지역 농가의 농산물과 가공식품을 서울 소비자에게 연결하는 직거래 행사 등을 운영하고 있다. 이달에도 전국 87개 지방정부 107개 농가가 참여하는 ‘추석맞이 서로장터’를 서울광장에서 개최했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런을 경제적 여건이나 거주지역에 따라 교육기회가 달라지는 문제를 줄이기 위한 ‘교육사다리’라고 설명하며, 충주 학생들의 성장에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교육과 농업이라는 서로 다른 분야를 한 번에 묶은 이번 협약의 공통점은 서울과 지역이 각각 가지고 있는 자원을 교환한다는 데 있다.
서울은 교육 플랫폼과 대규모 소비시장을 가지고 있고, 지역은 농산물과 생산기반을 갖고 있다.
하지만 협약 자체가 곧 성과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2027년 충주런이 실제로 어떤 학생들에게 얼마나 지속적으로 이용되는지, 충주의 농산물이 서울에서 새로운 판로를 확보하는지 등은 사업이 시행된 뒤 확인해야 할 부분이다.
서울에서 효과를 확인한 정책을 서울 안에만 두지 않고 다른 지역이 활용할 수 있도록 공유하는 것. 이번 서울·충주 협력의 의미는 정책의 출발지가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실제로 작동할 수 있는지를 시험하는 단계에 들어갔다는 데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