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앤엠뉴스 | 술을 덜 마시게 됐다고 해서 전반적인 건강까지 좋아진 것은 아니었다.
20·30대에서는 폭음 등 일부 음주 지표가 개선됐지만 담배제품 사용과 신체활동, 지방 섭취 등에서는 반대 방향의 변화가 나타났다. 40·50대로 올라가면 비만과 만성질환이 다시 주요 건강 문제로 등장했다.
질병관리청이 30일 발표한 ‘202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는 세대마다 서로 다른 건강 위험이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준다.
국민건강영양조사는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라 국민의 건강과 영양 수준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하는 국가승인통계다. 전국 192개 지역에서 총 4,800가구, 1세 이상 가구원 약 1만 명을 대상으로 비만과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부터 흡연·음주·신체활동, 음식 및 영양 섭취까지 250여 개 건강지표를 조사한다.
20·30대에서는 먼저 음주 지표의 변화가 눈에 띄었다.
2025년 전체 고위험음주율은 12.6%로 전년보다 소폭 낮아졌고 월간폭음률 역시 남녀 모두 감소했다. 특히 20·30대에서 감소 폭이 비교적 크게 나타났다.
반면 담배에서는 다른 흐름이 관찰됐다.
담배제품 현재사용률은 남성 36.3%, 여성 8.6%로 조사됐으며 여성은 전년보다 1.7%포인트 상승했다. 일반담배뿐 아니라 액상형·궐련형 전자담배 등을 포함해 살펴보면 남성 20대와 여성 20·30대에서 사용률 증가가 두드러졌다.
운동도 과제로 남았다.
유산소 신체활동과 근력운동, 걷기 실천율 등이 전반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술을 덜 마시는 변화와 동시에 흡연·운동에서는 건강에 불리한 지표가 함께 나타난 것이다.
식탁도 달라지고 있다.
곡류와 채소 섭취는 감소하는 반면 음료류 섭취는 증가하는 흐름이 이어졌다.
하루 과일과 채소를 500g 이상 섭취하는 비율은 남성 23.4%, 여성 17.7%에 그쳤고 20대에서 가장 낮았다.
전체 에너지 섭취량은 남성 2,052㎉, 여성 1,557㎉로 감소했지만 이것이 곧 더 건강한 식사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탄수화물에서 얻는 에너지 비중은 감소한 반면 지방의 비중은 높아졌고, 특히 20·30대에서는 지방 에너지 섭취 비율이 섭취기준 상한을 넘어섰다.
흥미로운 것은 젊은 세대에서 과잉과 부족이 동시에 나타난다는 점이다.
에너지 부족 섭취자 비율은 20대에서 가장 높았다. 특히 여성 20대의 저체중 유병률은 19.9%로, 약 5명 중 1명 수준이었다.
반면 전체 비만 유병률은 남성 49.1%, 여성 28.7%로 나타났다.
남성 30·50대와 여성 30·40대에서는 비만 증가가 두드러졌다. 연령이 높아지면서 고혈압과 당뇨병, 고콜레스테롤혈증 등 만성질환 역시 중요한 건강 문제로 나타났다.
남성 50대에서는 음주와 비만, 만성질환 지표가 함께 악화됐고 70대 이상에서는 신체활동 감소와 높은 만성질환 유병률이 관찰됐다.
이번 조사에서 처음 눈에 띄는 또 다른 변화는 건강을 질병과 생활습관만으로 측정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질병관리청은 사회적 지지와 삶의 만족도, 외로움 등 건강의 사회적 결정요인과 삶의 질에 관한 지표를 새롭게 조사했다.
사회적 지지율은 94.5%로 높았지만 연령이 올라갈수록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주관적인 삶의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평균 6.9점이었다. 외로움 경험률은 전체 6.4%였으며 여성 7.5%, 남성 5.3%로 여성이 더 높았다.
특히 여성 30대의 외로움 경험률은 9.7%로 나타났다.
경제적 여건과도 차이가 있었다.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사회적 지지와 삶의 만족도는 높고 외로움 경험률은 낮은 경향을 보였다.
건강을 단순히 ‘병이 있는가’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다.
같은 20대라도 한쪽에서는 담배제품 사용과 지방 섭취가 늘고, 다른 한쪽에서는 충분한 에너지를 섭취하지 못하거나 저체중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
40·50대에서는 오랫동안 누적된 생활습관이 비만과 만성질환이라는 보다 구체적인 건강 문제로 나타날 가능성이 커진다.
임승관 질병관리청장 역시 이번 조사에서 연령에 따라 중점적으로 살펴야 할 건강행태와 만성질환이 서로 다르게 나타났다는 점을 강조했다.
질병관리청은 이번에 도입한 사회적 지지와 외로움 등의 지표를 포함해 1인 가구 증가와 인구 고령화 같은 사회구조 변화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파악할 수 있는 지표를 지속적으로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2025년 조사 상세 결과가 담긴 통계보고서와 원시자료는 오는 12월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 조사에서 읽을 수 있는 것은 단순히 ‘한국인이 건강해졌다’거나 ‘건강이 나빠졌다’는 하나의 결론이 아니다.
20대에게 필요한 건강관리가 50대와 같지 않고, 같은 젊은 세대 안에서도 과잉과 부족이라는 서로 반대되는 문제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술을 덜 마시는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다고 해서 운동과 식생활, 흡연까지 함께 좋아지는 것은 아니었다.
국민의 건강을 하나의 숫자로 바라보기보다 세대와 성별, 생활환경에 따라 무엇이 달라지고 있는지를 세밀하게 살펴야 하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