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이앤엠뉴스 | 택시기사는 법이 해결하지 못한 억울함을 대신 풀어줬고, 성직자는 거대한 권력과 부패에 맞섰다.
이번에는 의사다.
SBS가 ‘모범택시’와 ‘열혈사제’ 등을 통해 구축해 온 이른바 ‘사이다 유니버스’의 무대를 병원으로 옮긴다.
오는 9일 첫 방송되는 새 금토드라마 ‘닥터X : 하얀 마피아의 시대’는 실패를 모르는 천재 외과의 계수정이 의료계의 거대한 부조리에 맞서는 메디컬 느와르다.
주인공 계수정은 김지원이 맡았다.
‘수술방의 미친 계’라는 별명처럼 압도적인 수술 실력을 지닌 인물이지만, 전형적인 천재 의사 캐릭터와는 결이 다르다.
환자를 살리는 능력만큼이나 기존 의료 시스템과 충돌하는 방식이 중요한 인물이다.
김지원에게도 변화가 큰 차기작이다.
최고 시청률 24.9%를 기록한 tvN ‘눈물의 여왕’ 이후 선택한 작품에서 로맨스가 아닌 메디컬 느와르의 중심에 선다. 이정은과 손현주, 김우석 등도 주요 인물로 합류한다.
특히 이번에 공개된 구서대학교병원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닥터X’가 보여주려는 병원이 단순한 수술의 공간만은 아니라는 점이 드러난다.
이진희가 연기하는 마취과 교수 조원진을 비롯해 김영민은 병원장을 꿈꾸는 일반외과 교수 도윤식, 이성욱은 일반외과 교수 배흥곤을 연기한다.
권승우는 레지던트 마성규, 허준석은 응급의학과 교수 김성진으로 등장한다.
병원 밖에는 계수정의 조력자인 탈북 한의사 양응구가 있다. 최덕문이 이 역할을 맡아 계수정과 어떤 관계를 만들어갈지도 관심사다.
반대편에는 병원을 둘러싼 또 다른 권력이 자리한다.
김영아가 병원 경영팀 부장 이선애를, 최광일이 이사장 구본평을 맡는다. 정석용은 서남시 의사협회장 김창수로 등장한다.
의료진뿐 아니라 경영진과 이사장, 지역 의사단체까지 등장한다는 점에서 계수정이 상대해야 할 대상은 특정한 한 명의 악역보다 병원을 둘러싸고 형성된 이해관계와 권력구조에 가까워 보인다.
지난달 16일 공개된 2차 티저 역시 이러한 방향을 암시했다.
영상은 계수정이 의사로서의 서약을 외치는 장면에서 시작해 수술실과 위기 상황을 빠르게 오간다.
의사에게 가장 기본적인 명제인 ‘환자를 살리는 일’을 앞세우면서 동시에 그것을 둘러싼 병원 조직의 이해관계를 충돌시키는 방식이다.
특히 병원장 부승권이 계수정을 향해 던지는 “계수정은 닥터X입니까?”라는 질문은 이 인물이 병원 내부에서 단순한 실력자가 아닌, 기존 질서를 흔드는 존재로 취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여기에 ‘하얀 마피아의 시대’라는 부제도 눈에 띈다.
흰 가운이 생명을 살리는 의료인을 상징한다면 ‘마피아’라는 단어는 폐쇄적인 권력과 이해관계를 연상시킨다.
두 이미지를 충돌시킨 제목 자체가 작품이 바라보는 병원의 양면성을 압축한다.
SBS가 이 작품을 ‘사이다 유니버스’의 첫 메디컬 장르로 내세운다는 점도 중요하다.
‘열혈사제’와 ‘모범택시’에서 반복적으로 활용된 구조는 비교적 분명했다.
기존 제도만으로 해결되지 않는 부조리가 등장하고, 강한 개성을 지닌 주인공들이 자신만의 방식으로 이를 깨뜨리면서 시청자에게 대리만족을 제공한다.
하지만 그 공식을 병원에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조금 다른 문제다.
의료 현장에서는 환자의 생명과 치료 결과가 걸려 있고 의료진의 판단과 병원 경영, 의료윤리와 제도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닥터X’의 관건은 의료계의 문제를 단순히 선한 의사와 나쁜 의사의 대결로 압축하지 않으면서도 SBS 특유의 빠르고 통쾌한 장르적 재미를 만들어낼 수 있느냐에 있다.
김지원의 계수정 역시 그 중심에 놓인다.
천재적인 수술 실력을 가진 주인공이 부패한 권력을 응징하는 것만으로는 기존 메디컬 드라마와 크게 다르지 않을 수 있다.
반대로 ‘좋은 의사란 무엇인가’, 환자를 살린다는 목적은 어디까지 수단을 정당화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까지 건드린다면 이야기는 조금 더 복잡해진다.
‘닥터X’에서 계수정이 수술해야 할 대상은 환자만이 아닐지도 모른다.
수술대 밖에 존재하는 병원의 권력과 이해관계, 그리고 의료라는 이름 아래 굳어진 부조리까지 잘라낼 수 있을지.
택시와 성당을 지나 이번에는 수술실로 들어간 SBS의 ‘사이다’가 메디컬 드라마에서도 통할지 오는 9일 밤 9시 50분 첫 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