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앤엠뉴스 | 오랫동안 준비한 첫 음원이 발매되는 날. 신인 아티스트는 약속된 발매 시간이 되자마자 음악 플랫폼을 실행한다. 자신의 이름을 검색하고, 곡 제목을 입력하고, 앨범이 제대로 등록됐는지 확인한다. 그런데 아무리 검색해도 노래가 나오지 않는다. 다른 플랫폼에서는 검색되는데 특정 플랫폼에서는 보이지 않기도 한다. 앨범은 발견했지만 자신의 아티스트 프로필이 아닌 동명이인의 페이지에 등록돼 있거나, 곡 제목과 참여 아티스트 정보가 예상과 다르게 표시되는 경우도 있다. 발매를 처음 경험하는 아티스트라면 당황할 수밖에 없다. 음원 유통사에 파일과 정보를 전달했고 발매일까지 확정됐는데, 정작 이용자가 음악을 찾지 못한다면 발매 자체에 문제가 생긴 것은 아닌지 의심하게 된다. 그러나 음원이 검색되지 않는다고 해서 반드시 유통이 실패했거나 발매가 취소된 것은 아니다. 음원 발매는 단순히 음악 파일을 플랫폼에 업로드하는 작업이 아니다. 음원과 앨범 정보를 전달하는 공급 과정, 플랫폼 내부에서 해당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 실제 서비스에 공개하는 과정, 검색 시스템에 반영하는 과정이 서로 연결돼 있다. 문제는 이 과정들이 모든 플랫폼에서 동일한 속도와 방식으로 진행되
제이앤엠뉴스 | 자신의 이름으로 처음 음원을 발매한 뮤지션에게 재생 수는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 누군가 자신의 음악을 듣고 있다는 사실이 숫자로 확인되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수십 회에 불과했던 재생 수가 수천 회를 넘어 1만 회, 10만 회로 늘어나면 음악이 조금씩 알려지고 있다는 기대도 커진다. 그런데 정작 몇 달 뒤 받아본 정산내역서는 예상과 다를 수 있다. 분명 많은 사람이 노래를 들었는데 통장에 들어온 돈은 생각보다 적다. 재생 수가 늘어난 만큼 수익도 늘어날 것이라고 생각했던 뮤지션에게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다. 이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의문은 단순하다. 음원 한 번 재생되면 도대체 얼마를 받는 것일까. 하지만 이 질문에는 모든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하나의 정답이 없다. 음원 스트리밍은 일반적인 상품 판매와 수익이 발생하는 방식부터 다르다. 음반 한 장을 일정한 가격에 판매하는 것과 달리, 스트리밍 서비스에서는 이용자가 월정액 상품이나 광고 기반 서비스를 통해 수많은 음악을 소비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수익은 플랫폼의 정산 방식과 권리 계약에 따라 배분된다. 플랫폼마다 운영 방식이 다르고, 같은 플랫폼에서도 이용 국가와 상품 유형 등에 따라
제이앤엠뉴스 | “제 노래가 1만 번 재생됐는데 왜 생각했던 것만큼 정산금이 나오지 않는 거죠?” 처음 자신의 음원을 발매한 뮤지션이라면 한 번쯤 가질 만한 의문이다. 음원 플랫폼에는 재생 횟수라는 명확한 숫자가 보인다. 자연스럽게 ‘한 번 재생될 때 얼마’라는 단가가 있고, 여기에 재생 횟수를 곱하면 자신이 받을 돈을 계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 디지털 음악의 정산 구조는 그렇게 단순하지 않다. 우리가 화면에서 보는 ‘재생’이라는 숫자가 실제 매출이 되고, 그 매출이 여러 권리자에게 분배된 뒤 최종 정산금으로 도착하기까지는 여러 단계가 존재한다. 음원은 많이 재생됐는데 왜 통장에 들어오는 금액은 생각보다 적게 느껴질까. 신인 뮤지션이 처음 정산서를 받아보며 가질 만한 질문을 하나씩 따라가 봤다. Q. 스트리밍 1회당 정해진 금액이 있는 것 아닌가요? A. 그렇게 단순하게 계산하기는 어렵다. 음원 스트리밍에서 발생하는 수익은 플랫폼과 서비스 유형, 이용자의 상품, 국가, 계약 조건, 정산 방식 등 여러 요소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같은 한 번의 재생이라도 유료 구독을 통해 발생한 재생과 다른 형태의 서비스에서 발생한 재생
제이앤엠뉴스 | 살까 말까 한참 고민하던 물건이 있다. 가격도 만만치 않고 꼭 필요한지도 모르겠다. 장바구니에 넣어놓고 며칠 동안 고민했지만 결론은 내리지 못했다. 그런데 화면에 한 문장이 나타난다. ‘오늘이 마지막 기회입니다.’ 갑자기 마음이 급해진다. 조금 전까지는 사야 할 이유를 고민했는데 이제는 사지 않았을 때 후회할 이유를 생각하기 시작한다. ‘오늘 지나면 이 가격에 못 사는 것 아닐까.’ ‘다른 사람이 먼저 사버리면 어떡하지.’ ‘나중에 사고 싶어졌는데 없으면?’ 결국 결제 버튼을 누른다. 몇 분 전까지 필요성을 확신하지 못했던 물건인데 ‘마지막’이라는 단어 하나가 결정을 만들어낸 것이다. 온라인 쇼핑을 하다 보면 이런 표현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오늘 마감’, ‘한정 수량’, ‘마지막 1개’, ‘타임세일 종료까지 10분’, ‘현재 12명이 보고 있습니다’. 호텔이나 항공권을 검색할 때도 비슷하다. ‘이 가격의 객실이 1개 남았습니다’라는 문장을 보는 순간 조금 전까지 여러 숙소를 비교하던 사람도 예약 버튼 앞에서 마음이 급해진다. 왜 우리는 ‘마지막 기회’라는 말에 이렇게 약할까. 그 이유 가운데 하나는 무언가를 얻는 기쁨보다 이미 가질
제이앤엠뉴스 | 스마트폰은 하루 종일 조용할 틈이 없다. 메신저에서 새로운 메시지가 도착하고, SNS는 누군가 새로운 게시물을 올렸다고 알려준다. 쇼핑앱은 할인 소식을 보내고, 동영상 플랫폼은 새로운 콘텐츠를 추천한다. 뉴스와 이메일, 게임, 금융앱까지 저마다 지금 확인해야 할 것이 있다고 화면을 두드린다. 알림창에 표시되는 숫자는 어느새 ‘99+’를 넘어간다. 그런데 그 많은 알림 가운데 정말 나를 찾는 사람의 연락은 몇 개나 될까. 우리는 과거보다 훨씬 많은 사람과 연결돼 있다. SNS에서는 수백, 수천 명의 일상을 볼 수 있고 연락처에는 오랫동안 대화하지 않은 사람들의 이름까지 남아 있다. 하지만 ‘연결돼 있다’는 것과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플랫폼이 보내는 알림은 많아졌지만 오늘 하루가 어땠는지 묻는 연락은 없을 수 있다. 수많은 사람의 근황을 실시간으로 보면서도 정작 자신의 이야기를 편하게 꺼낼 사람은 떠오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래서 스마트폰 화면이 가장 바쁜 순간에도 사람은 외로울 수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기술은 사람 사이의 거리를 거의 없애버렸다. 언제든 메시지를 보낼 수 있고 얼굴을 보며 통화할 수도 있다. 지구 반대
제이앤엠뉴스 | 이미 본 영화가 TV에서 방영되고 있다. 결말까지 알고 있다. 누가 범인인지도 알고, 주인공이 마지막에 어떤 선택을 하는지도 안다. 심지어 다음 장면에서 무슨 대사가 나올지 기억나는 영화도 있다. 그런데 이상하다. 주인공이 위험에 빠지면 또 긴장한다. 결국 살아남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도 손에 땀을 쥐고, 이미 여러 번 본 이별 장면에서 다시 눈물이 난다. 결과를 알고 있다면 긴장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우리가 영화에서 느끼는 긴장감이 단순히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데서만 생긴다면 두 번째 관람부터는 재미가 크게 줄어야 한다. 하지만 실제 경험은 꼭 그렇지 않다. 오히려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를 여러 번 반복해서 보는 사람도 많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이야기를 ‘아는 것’과 이야기를 다시 ‘경험하는 것’이 서로 다른 일이기 때문이다. 공포영화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갑자기 무언가가 튀어나오는 시점을 이미 알고 있어도 그 장면이 가까워지면 몸은 긴장한다. 음악이 달라지고 화면이 어두워지며 등장인물이 위험한 장소로 들어가기 시작하면 우리는 곧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긴장하기도 한다. 첫 관람에서는 “무슨
제이앤엠뉴스 | 오랜만에 새로운 노래를 찾으려고 음악 앱을 열었다. 그런데 처음 보는 노래인데도 이상하게 내 취향이다. 유튜브를 열어도 비슷하다. 평소 관심 있던 주제의 영상이 첫 화면에 나타나고,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얼마 전 찾아봤던 상품과 비슷한 제품들이 줄줄이 등장한다. 심지어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나보다 플랫폼이 더 잘 알고 있는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우리는 이것을 흔히 ‘추천 알고리즘’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여기에는 재미있는 질문이 하나 생긴다. 나는 원래 이것을 좋아했던 걸까. 아니면 계속 추천받았기 때문에 좋아하게 된 걸까. 과거에도 사람의 취향은 외부의 영향을 받았다. 라디오에서 자주 나오던 노래를 좋아하게 됐고, 친구가 추천한 영화를 봤으며, 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에서 책을 골랐다. 방송사가 어떤 음악을 내보내고 극장이 어떤 영화를 상영하며 음반매장이 어떤 앨범을 앞에 진열하는지도 우리가 접하는 콘텐츠에 영향을 미쳤다. 그런 의미에서 누군가가 우리의 선택지를 먼저 골라주는 일 자체는 새로운 현상이 아니다. 달라진 것은 그 ‘누군가’가 나를 아주 많이 알고 있다는 점이다. 내가 어떤 노래를 끝까지 들었는지, 어떤 영상에서 오래 머물렀는지
제이앤엠뉴스 | “곡을 완성했을 때는 이제 다 끝났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발매하고 나니까 그때부터 시작이더라고요.” 한 곡을 세상에 내놓기까지는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 곡을 쓰고 편곡한다. 보컬과 악기를 녹음하고, 믹싱과 마스터링을 거친다. 앨범 커버를 만들고 음원 유통을 준비한다. 몇 달 동안 준비한 노래가 마침내 음원 플랫폼에 공개되는 순간 뮤지션에게는 하나의 작업이 끝난 것처럼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지금의 음악시장에서 ‘발매’와 ‘발견’은 같은 의미가 아니다. 음원이 플랫폼에 등록됐다는 사실만으로 누군가 그 노래를 들어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제이앤엠뉴스는 특정 인물의 실제 발언을 인용하는 대신, 인디뮤지션이 음원 발매 이후 마주하게 되는 현실을 살펴보기 위해 현장의 대표적인 고민을 문답 형식으로 재구성했다. Q. 좋은 노래를 만들면 언젠가는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을까. A. 가능성은 있지만 그것만 기다리기는 어려운 환경이다. 디지털 음원 플랫폼에는 계속 새로운 음악이 공급된다. 유명 아티스트의 신곡부터 독립적으로 활동하는 뮤지션의 음악까지 같은 화면 안에서 경쟁한다. 아무리 좋은 음악이라도 존재 자체를 모르면 들을 방법이 없다. 과거에는
제이앤엠뉴스 | 스마트폰 사진첩을 열어보면 수천 장, 많게는 수만 장의 사진이 쌓여 있다. 오늘 먹은 음식, 길에서 본 풍경, 반려동물의 표정, 친구들과의 만남, 여행지의 순간은 물론 나중에 다시 보려고 저장한 화면까지 모두 사진첩으로 들어간다. 사진을 찍는 일은 어느 때보다 쉬워졌다. 필름이 몇 장 남았는지 고민할 필요도 없고, 사진 한 장을 찍기 위해 신중하게 셔터를 누를 이유도 없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시 찍으면 되고 저장 공간이 부족하면 클라우드에 옮길 수도 있다. 그 결과 우리는 인류 역사상 자신의 일상을 가장 많이 기록하는 세대가 됐다. 그런데 이상하다. 사진은 수만 장인데 정작 다시 보는 사진은 몇 장 되지 않는다. 여행지에서도 사진을 찍고, 맛있는 음식이 나오면 사진부터 남긴다. 공연장에서도 카메라를 들고 중요한 순간을 기록한다. 그 순간을 오래 기억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새로운 사진이 매일 수십 장씩 쌓이면서 어제 찍은 사진은 금세 사진첩 아래로 밀려난다. 몇 년 전 사진을 다시 찾아보려면 끝없이 화면을 내려야 한다. 예전의 사진은 귀했다. 필름 한 통에 담을 수 있는 장수가 정해져 있었고 인화에도 비용이 들었다. 그래서 가족사진 몇 장,
제이앤엠뉴스 | 처음 가보는 식당을 고를 때 우리는 무엇을 볼까. 메뉴와 가격을 확인하고 사진을 본다. 그리고 상당수는 자연스럽게 별점을 확인한다. 4.9점. 괜찮아 보인다. 그런데 바로 옆 식당도 4.8점이다. 다른 가게를 눌러봐도 4.9점이다. 온라인 쇼핑도 비슷하다. 처음 보는 제품인데 평점은 4.8점이고, 다른 제품 역시 4.7점이나 4.9점이다. 어느 순간 이상한 일이 벌어진다. 모두가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데 무엇이 더 좋은지는 오히려 알기 어려워졌다. 별점은 원래 선택을 단순하게 만들기 위한 장치다. 수많은 사람의 경험을 하나의 숫자로 압축한다. 직접 가보지 않은 식당, 묵어보지 않은 숙소, 사용해보지 않은 상품이라도 먼저 경험한 사람들의 평가를 통해 실패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온라인 거래에서 판매자와 소비자 사이에 존재하는 정보의 차이를 줄여주는 일종의 신뢰 장치인 셈이다. 문제는 별점의 영향력이 커질수록 그 숫자를 둘러싼 행동도 달라진다는 데 있다. 대표적인 것이 리뷰 이벤트다. 음식을 주문하면 ‘리뷰 작성 시 음료 제공’, 제품을 구매하면 ‘후기 작성 시 적립금 지급’ 같은 안내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벤트 자체가 반드시 잘못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