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현대공예 선구자들 서울공예박물관에 작품·자료 대거 기증

한국 현대공예의 성립과 발전을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작품…향후 특별전 추진 구상

 

제이앤엠뉴스 | 서울공예박물관은 2025년 상반기 한국 현대공예 선구자이자 대표 작가인 금속공예가 이승원(1946~), 목칠공예가 정영환(1947~)·정용주(1948~)·정복상(1951~)의 작품과 아카이브 자료 293건 596점을 기증받았다.

 

작가 본인들로부터 무상으로 기증받은 작품·자료는 각 작가의 초기부터 말년까지 50여 년의 전 생애 작업이 망라돼 있다. 또한 각 작가의 대표작이 다수 포함돼 있으며, 가치로는 21억 원에 상당한다.

 

이번에 기증받은 작품과 자료는 예술적·역사적 가치가 뛰어나 한국 현대공예의 성립과 발전을 이해할 수 있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며, 각 공예가의 작품세계는 물론 한국 현대공예사까지 밝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승원은 한국 현대공예 1세대 여성 작가로 오직 작업에만 전념했으며, 독일 뉘른베르크 미술대학 유학 후 귀국해 청주대학교에서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 양성에 힘쓰는 등 한국 현대 금속공예의 성립과 발전 에 기여했다. 주로 금속공예의 기능, 구조, 형태의 변화를 보여주는 작품들을 발표해왔는데, 초기에는 은·철·청동 등 금속을 주로 사용했고 1990년 중반 이후 금속 표면에 ‘옻칠’을 도입한 작품을 발표해 금속공예의 지평을 넓혔다.

 

특히 1970년대 독일 유학 당시 뉘른베르그 미술대학 아카데미상을 연속 수상해 독일 공예계의 인정을 받았으며, 1992년 실버 트리엔날레(Silver Triennial)에서 3등 상을 수상해 국내보다 해외에 더 먼저 알려지기도 했다.

 

한편 실버트리엔날레(독일, 1965~)는 ‘은’을 주재료로 제작한 기물을 대상으로 하는 유서 깊은 국제공모전으로 한국인 최초로 이 작가가 수상한 이래 최근까지 국내 젊은 금속공예가들의 수상이 이어지고 있다.

 

작가는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작업한 금속공예 작품과 도구, 재료, 실험자료 등 72건 189점을 기증했다. 초기 독일 유학시절 금속의 기본기를 탐구한 장신구 및 기법 샘플자료, 귀국 이후부터 2010년대까지 작업한 금속 장신구·핸드백·주전자·병·테이블웨어·조명등과 1996년부터 금속과 비금속 작품 표면에 옻칠한 작품까지 다양하게 포함돼 있다.

 

정영환, 정용주, 정복상은 한국 현대 목칠 분야를 대표하는 삼총사로 국내외에서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치며 한국 현대 목칠공예의 발전 과정에 기여했다. 이들은 1970년대 목공예로 공예계에 입문해 점차 옻칠조형 작업으로 확장하는 동시에 대구 지역 대학에서 후학양성에 힘쓰고, 한국 현대 목칠공예의 우수성을 독일·일본·중국 등 외국에 알려 국제적 위상을 드높였다.

 

정영환은 중앙대 공예과를 졸업하고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가구디자인을 전공했다. 1970년대 중반 와태칠기 대접을 발표해 주목받았고, 초기에는 실용성에 중점을 둔 목공예 작업에 주력했고, 1990년대 이후 새로운 옻칠조형을 탐구하면서 ‘가시’ 나 ‘창’을 중심 모티프로 현재까지 작업을 이어오고있다. 작가는 문화재청 문화재 위원, 한국 칠예가회 이사를 역임했으며, 2005년 목양공예상을 수상했다. 현재 대구대학교에서 명예교수로 후학을 양성중이다.

 

작가는 1970년대부터 2010년대까지 작업한 주요 목칠공예 작품과 전시관련 자료 35건 145점을 기증했다. 초기의 대표 작품인 국전 입선작(1973년)과 와태칠기 대접(1975년), 대한민국산업디자인전람회 중소기업 협동조합중앙회 회장상 수상작(1985년) 등 다수의 공모전 수상·출품작과 국내외 주요 전시 출품작이 포함돼 있다.

 

정용주는 홍익대학교와 동 대학원에서 목칠공예와 가구디자인을 전공했다. 초기에는 목칠공예에 주력하다가 1990년대 초반부터 옻칠조형 작업을 선도해 왔다. 탁월한 유연성과 실험 정신을 발휘해 한정된 소재나 주제에 매몰되지 않고 대나무(채상), 면 벨트, 종이 등의 재료로 실험을 거듭하여 방대한 스펙트럼의 작업 세계를 구축해왔다. 일본 동경예술대학 객원 연구원과 하와이주립대학 방문 교수를 역임했으며, 대한민국산업디자인전람회 대통령상(1985년)과 목양공예상(2018년)을 수상했다. 현재 영남대학교 명예교수로 목칠예술가를 양성 중이다.

 

작가는 1980년대부터 2023년까지 전 생애에 걸쳐 작업한 목칠공예 작품과 전시 관련 자료 등 88건 156점을 기증했다. 1980년대 대한민국산업디자인전람회 공예부 특선작(1982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상 수상작(1984년)을 포함한 목공예 작품과 1990년대 이후 국내외 주요 전시에서 독보적인 작품세계를 선보였던 옻칠조형 작품이 포함됐다. 특히 1999년 독일에서 개최된 '한국 현대 칠예전'에 전시돼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작품 등 작가의 대표 작품이 다수 포함돼 있다.

 

정복상은 중앙대 공예과를 졸업하고, 계명대학교 대학원과 대구대학교 대학원에서 목칠공예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쓰임새와 꾸밈새가 조화를 이루는 공예의 특성을 살린 목칠공예 작업을 이어가고자 노력했으며, 주로 산·새·구름·나무로부터 조형언어를 찾아내 ‘고향’을 주제로 한 작품을 발표했다. 작가는 공예가이자 교육자로 왕성한 사회활동을 해오며 2012년 퇴직 이전까지 거의 매년 꾸준하고 성실하게 작품활동을 이어왔다. 또한 한국공예학회 초대 회장, 한국칠예가회 회장 등을 역임하며 다수의 공모전과 전람회에서 초대 작가·심사위원·운영위원을 맡았다. 경일대학교에서 교수로 활동하며 후학을 양성했다.

 

초기에는 주로 느티나무를 주재료로 전통 짜임기법에 생옻칠로 마감한 목재의 본래 색과 결을 살린 목조형 가구를 주로 제작했고 점차 나전·난각(계란 껍데기) 등으로 장식한 옻칠조형 작업으로까지 확장해왔다.

 

작가는 1970년대부터 2020년대까지의 목칠공예 작품과 자료 98건 106점을 기증했다. 작품은 초기부터 말기까지 주요 작품이 포함됐으며, 자료는 대학 시절부터 사용한 노트와 아이디어스케치 노트, '가구디자인(1993)', '목.칠.가구 조형의 이론과 실제(1999)' 등 본인의 저술서와 자필 원고, 그리고 작품에 사용한 화인(火印) 등이 있다.

 

정영환 작가는 “옻칠공예에 평생을 바쳐온 공예가로서 50여 년의 작업 여정 속에서 특히 의미와 가치 있는 작품들을 서울공예박물관에 기증해, 박물관 관람자들과 후학들에게 예술적·교육적 영감을 줄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라고 기증 사유를 밝혔다.

 

김수정 서울공예박물관장은 “무상기증한 공예가의 고귀한 뜻을 기려 기증특별전을 개최하고, 이 작품을 널리 활용하겠다”라며, “서울공예박물관은 앞으로도 현대공예 작가와 그들의 작품과 제작 관련 아카이브 자료들을 지속적으로 발굴·수집하고, 체계적으로 연구하여 우리나라 현대공예의 역사를 새롭게 써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뉴스출처 : 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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