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향에 젖고, 별빛에 물들다'…괴산 화양서원, 이색 선비 체험

 

제이앤엠뉴스 | 충북 괴산군 화양서원에서 낯설지만 설레는 경험이 이틀 동안 펼쳐져 참가자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했다.

 

올해 세 번째로 진행된 ‘화양서원 선비체험’ 행사는 지난 13~14일 이틀 동안 사전 접수한 가족 단위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선비복을 처음 입은 참가자들은 어색함보다 웃음을 먼저 터뜨렸다. 평소와는 다른 복장이 자연스럽게 체험의 몰입을 이끌었다.

 

첫 프로그램은 ‘오침안정법’. 바느질처럼 바늘을 꿰어 책장을 엮는 작업이다. 손끝에서 한 장 한 장 실로 묶여가는 책은 단순한 종이가 아니라, 마음을 가다듬는 과정이었다. 참가자들은 “책을 만드는 게 이렇게 집중이 필요한 줄 몰랐다”며 웃었다.

 

이어진 ‘경서 강독’ 시간. 마루에 앉아 한 구절 한 구절 경서를 읽는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낯선 한문 문장을 따라 읽는 동안, 모두의 호흡이 차분해졌다. “공자가 왜 배움과 삶을 하나로 여겼는지 알 것 같다”는 체험자의 소감이 분위기를 대신했다.

 

해가 기울자 다도 체험이 이어졌다. 따뜻한 차향이 은은히 번지는 순간, 누군가는 차를 따르며 예법을 익히고, 또 누군가는 찻잔에 비친 자신의 얼굴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밤이 되자 참가자들은 도시의 번잡함이 사라진 이곳에서 달빛을 따라 걸으며 “도시에서는 할 수 없는 경험”이라고 말했다. 아이들은 별빛 아래서 뛰놀고, 부모들은 그런 모습을 지켜보며 웃음을 지었다.

 

경기도 용인에서 가족들과 함께 참여한 이은동(48)씨는 “지난해는 신청했다가 떨어져서 2년 만인 올해 재도전해서 어렵게 참여기회를 얻게 됐다”라며 “아이들과 함께 색다른 체험을 할 수 있는 기회여서 재미있기도 하고 새로운 것들을 알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됐다”라고 말했다.

 

선비학교를 운영하는 안금자(67) 대표`는 “화양서원 선비 체험은 전통을 배우는 동시에 처음 경험하는 신기함과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자리”라며 “가족 단위 참가자들이 전통 속에서 쉼을 얻는 기회를 확대하고자 내년에는 모두 40회 정도 진행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화양서원 선비체험은 올해 10월 18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될 마지막 회차를 끝으로 마무리된다.

 

군은 올해 ‘향교·서원 국가유산 활용사업’ 공모에 선정돼 내년에는 9,250만 원의 예산을 투입해 프로그램 규모와 횟수를 대폭 늘릴 예정이다.

 

괴산 화양서원은 단순한 문화유산이 아니라 현재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전통이 주는 즐거움과 휴식을 안겨주는 공간으로 빛나고 있다.


[뉴스출처 : 충청북도 괴산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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