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앤엠뉴스 | 우리는 매일 수많은 소리를 듣고 또 목소리를 냅니다. 때로는 명쾌하고 시원하게, 때로는 주저하며 떨리는 목소리로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전달하죠. 보컬 트레이너로서 수많은 목소리를 만나면서 깨닫게 되는 것은, 목소리란 단순히 성대와 호흡기관의 작용을 넘어 한 인간의 내면, 즉 감정과 심리가 투영된 가장 원초적인 표현 방식이라는 사실이다.
목소리 훈련은 단순히 고음을 올리고, 음정을 맞추고, 발음을 정확히 하는 기술적인 영역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노래를 가르치는 것을 넘어, 보컬 트레이너는 종종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게 된다. 떨리는 목소리의 주인에게는 숨겨진 불안감을, 닫힌 소리를 내는 이에게는 억눌린 감정을, 과도하게 큰 소리를 내는 이에게서는 어쩌면 보상 심리를 엿보게 되는 경우도 있다. 소리의 장막 뒤에 가려진 감정의 메커니즘을 마주하는 것이다.
가령, 목소리에 힘이 없고 자주 쉰다면, 이는 물리적인 문제 외에도 심리적인 위축이나 자신감 상실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또한, 발성 시 과도한 근육 긴장을 보이는 경우, 신체적인 습관과 더불어 평소에 겪는 스트레스나 심리적인 억압이 소리에 고스란히 드러나는 사례도 흔하다. 이처럼 육체와 정신은 서로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 성대와 호흡을 사용하는 방식에도 그 사람의 심리 상태가 직접적으로 반영되곤 한다.
흥미로운 점은, 목소리를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심리적 치유의 경험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기 위해 불필요한 힘을 빼고 편안하게 호흡하는 법을 배우는 것은, 삶의 긴장을 이완하고 내면의 불안을 해소하는 연습과도 같다. 오랫동안 억압했던 감정을 소리 내어 표현하는 과정에서 해방감을 느끼고, 자신감 있고 풍성한 소리를 발견하면서는 자아 효능감을 회복하는 사람들도 많다. 보컬 트레이닝은 결국, 소리라는 도구를 통해 자신을 직면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변화시켜나가는 여정이라고 할 수 있다.
목소리는 우리의 생각과 감정, 존재 그 자체를 담는 그릇입니다. 가수로서, 음악 프로듀서로서, 그리고 보컬 트레이너로서 수많은 목소리를 만나고 다듬으면서 저는 소리의 아름다움뿐 아니라 그 소리 뒤에 숨겨진 인간 심리의 깊이를 통감한다. 우리가 낼 수 있는 가장 진실하고 아름다운 목소리는, 결국 스스로의 감정을 이해하고 온전히 받아들일 때 비로소 완성되는 것이 아닐까요. 이제 우리는 우리 자신의 목소리에 조금 더 귀 기울여야 할 때이다. 그 안에서 당신의 진짜 이야기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