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앤엠뉴스 | 우리는 슬플 때도 종종 울지 않는 법부터 배운다. 괜찮은 척해야 하고, 어른스럽게 버텨야 하고, 누군가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기 위해 감정을 삼킨다. 그렇게 참은 눈물은 사라지는 대신 마음 어딘가에 남는다. 로이킴의 ‘크게 울어라’는 그런 사람에게 울음을 멈추라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정반대다. 괜찮아질 때까지 참으라는 대신 더 이상 눈물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울어도 된다고 말한다. 단단해지기 위해 남몰래 감춰왔던 눈물을 약함으로 바라보지 않고, 누구보다 진심이었기 때문에 흘릴 수 있는 감정으로 받아들인다. 노래의 시작에서 화자는 힘들어하는 상대를 자신의 품으로 감싸려 한다. 참았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며 그 사람이 더 이상 아프지 않기를 바라고, 마음이 다칠까 노래를 불러준다. 누군가의 슬픔 앞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려는 사람의 모습이다. 그리고 후렴에서 가장 직접적인 위로를 건넨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뒤로 숨어 마음껏 울라고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울음을 그치게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흔히 위로라고 하면 “울지 마”, “괜찮아질 거야”, “힘내” 같은 말을 떠올린다. 하지만 어떤 슬픔은 그런 말로 바로 사라지지 않는
제이앤엠뉴스 | 이미 본 영화가 TV에서 방영되고 있다. 결말까지 알고 있다. 누가 범인인지도 알고, 주인공이 마지막에 어떤 선택을 하는지도 안다. 심지어 다음 장면에서 무슨 대사가 나올지 기억나는 영화도 있다. 그런데 이상하다. 주인공이 위험에 빠지면 또 긴장한다. 결국 살아남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도 손에 땀을 쥐고, 이미 여러 번 본 이별 장면에서 다시 눈물이 난다. 결과를 알고 있다면 긴장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 우리가 영화에서 느끼는 긴장감이 단순히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데서만 생긴다면 두 번째 관람부터는 재미가 크게 줄어야 한다. 하지만 실제 경험은 꼭 그렇지 않다. 오히려 좋아하는 영화나 드라마를 여러 번 반복해서 보는 사람도 많다. 그 이유 중 하나는 이야기를 ‘아는 것’과 이야기를 다시 ‘경험하는 것’이 서로 다른 일이기 때문이다. 공포영화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갑자기 무언가가 튀어나오는 시점을 이미 알고 있어도 그 장면이 가까워지면 몸은 긴장한다. 음악이 달라지고 화면이 어두워지며 등장인물이 위험한 장소로 들어가기 시작하면 우리는 곧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있기 때문에 오히려 긴장하기도 한다. 첫 관람에서는 “무슨
제이앤엠뉴스 | 사랑할 때는 대부분 그 마음이 오래갈 것이라고 믿는다. 쉽게 변하지 않겠다는 말도, 오래 함께하겠다는 약속도 그 순간만큼은 진심이다. 그런데 관계가 끝나고 시간이 흐르면 한때 그렇게 중요했던 말들이 낯설어지는 순간이 찾아온다. 로쿠(roku)의 ‘농담’은 그 이상한 마음에서 시작한다. 한때는 열렬하게 사랑했던 두 사람이 결국 남이 되고, 서로 주고받았던 약속과 말은 지나간 시간 속에 남는다. 거짓말이었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더 이상 그 약속을 지켜야 할 두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과거의 진심은 마치 오래된 농담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이 곡에서 ‘농담’이라는 단어는 가벼운 웃음을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너무 진심이었기 때문에 더욱 허무해진 말에 가깝다. ‘농담’은 이별 직후의 감정을 한 방향으로 정리하지도 않는다. 울지 않으려고 밤을 견디면서도 떠난 사람을 오래 그리워하려 하고, 아침이 찾아오면 이번에는 기억보다 더 지독하게 미워하려 한다. 그리움과 미움이 번갈아 나타난다. 사랑했던 사람을 잊고 싶은 것인지, 계속 기억하고 싶은 것인지 스스로도 명확하게 결정하지 못한다. 관계는 이미 끝났지만 마음은 이별과 같은 속도로 끝나지 않기
제이앤엠뉴스 | 우리는 어느 때보다 쉽게 사람과 연결되는 시대에 살고 있다. 휴대전화 하나만 있으면 멀리 떨어진 사람과도 실시간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SNS에서는 만나본 적 없는 사람의 일상까지 들여다볼 수 있다. 그런데 사람과 연결되는 기술이 발전했다고 해서 외로움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다. 수많은 연락처와 팔로워가 있어도 힘든 날 마음 놓고 기댈 한 사람이 없을 수 있다. 정승제의 ‘언제쯤 사랑할 수 있을까’는 바로 이 모순에서 시작한다. 누군가를 만나고 싶지만 또다시 상처받을까 두렵고, 혼자 있는 것은 외롭지만 새로운 사람에게 마음을 내어주는 것도 쉽지 않은 사람. 사랑을 원하면서 동시에 사랑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마음을 담담하게 노래한다. 사람을 만나는 것은 쉬워졌는데 사랑은 왜 어려울까오늘날 새로운 사람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은 과거보다 많아졌다. SNS와 메신저를 비롯해 다양한 온라인 서비스까지 사람 사이의 물리적 거리를 빠르게 줄였다. 하지만 ‘연결돼 있다’는 것과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은 같은 말이 아니다. 메시지를 보낼 사람은 많아도 자신의 약한 모습을 보여줄 사람은 없을 수 있다. 정승제는 이러한 상황을 ‘손가락 하나로 이어진 세
제이앤엠뉴스 | 사람들은 종종 “강한 사람”을 오해한다. 쉽게 흔들리지 않고, 어떤 상황에서도 담담하며, 상처받지 않는 사람을 강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삶에서 오래 버텨낸 사람들을 보면 조금 다른 공통점이 보인다. 그들은 오히려 누구보다 많이 흔들렸던 사람들이다.실망했고, 무너졌고, 때로는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도 있었다. 그런데도 결국 다시 자기 자리로 돌아왔다. 어쩌면 인간의 강함은 ‘무너지지 않는 능력’이 아니라, 무너진 뒤에도 다시 살아가려는 의지에 가까운 것인지도 모른다. 현대 사회는 끊임없이 강함을 요구한다.빠르게 회복하라고 말하고, 감정을 오래 끌지 말라고 말한다. 힘든 일을 겪어도 티 내지 않는 사람이 성숙한 사람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감정은 그렇게 단순하게 정리되지 않는다.어떤 상처는 오랜 시간이 지나도 문득 다시 떠오르고, 어떤 기억은 이미 지나간 일인데도 현재의 마음을 흔든다. 그래서 진짜 중요한 것은 감정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 감정을 안고도 살아갈 수 있는 힘인지 모른다. 실제로 삶을 오래 버텨낸 사람들은 대부분 완벽하지 않았다. 불안도 있었고, 흔들림도 있었고, 스스로를 미워했던 시간도 있었다. 그럼에도 그
제이앤엠뉴스 | 사람은 왜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게 될까. 한 심리 연구자는 “반복은 기억의 문제가 아니라 감정의 문제에 가깝다”고 설명한다. 이미 알고 있는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같은 말을 여러 번 꺼내며 그때의 상황과 감정을 다시 되짚는다. 그는 “사람이 어떤 사건을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이유는 정보를 전달하기 위함이 아니라, 그 감정이 아직 충분히 이해받지 못했다고 느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즉, 이야기가 끝나지 않는 이유는 사실이 아니라 감정이 아직 정리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인간의 기억 구조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한다. 기억은 단순히 저장되는 것이 아니라, 감정과 결합된 상태로 재구성된다. 시간이 지나며 사건의 디테일은 흐려질 수 있지만, 그때의 감정은 오히려 더 선명하게 남는다. 문제는 이러한 반복이 관계 속에서 오해를 낳기도 한다는 점이다. 듣는 입장에서는 이미 들었던 이야기로 느껴지지만, 말하는 입장에서는 여전히 끝나지 않은 감정이기 때문이다. 이 간극이 쌓이면서 “왜 또 그 얘기야”라는 반응과 “왜 내 말을 제대로 들어주지 않지”라는 감정이 충돌하게 된다. 그는 “결국 중요한 것은 이야기의 새로움이 아니라, 감정이
제이앤엠뉴스 | 시소년이 신곡 ‘일기예보’를 통해 예측할 수 없는 삶 속에서 살아가는 청춘의 감정선을 솔직하게 풀어냈다. ‘일기예보’는 제목 그대로 하루하루가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는 현실을 비유적으로 담아낸 곡이다. 기대했던 방향과는 다른 삶의 흐름 속에서 느끼는 혼란과 체념,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나아가려는 의지가 교차한다. 곡은 “up and down”이라는 반복적인 표현을 중심으로 감정의 진폭을 그려낸다. 들뜨는 순간과 무너지는 순간이 끊임없이 반복되는 삶의 리듬을 직설적으로 드러내며, 이를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청춘의 상태를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특히 가사 전반에는 ‘서른’이라는 나이를 기점으로 한 변화가 선명하게 드러난다. 꿈을 향해 달리던 시기에서 현실을 체감하는 시기로 넘어가는 과정 속에서, 자신이 얼마나 변했는지에 대한 질문과 함께 솔직한 자조가 이어진다. “이쯤에서 내가 많이 변했냐”라는 물음은 단순한 회상이 아니라, 스스로를 돌아보는 순간이자 지금의 위치를 인정하는 태도로 읽힌다. 또한 직장과 음악,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갈등하는 모습 역시 중요한 축을 이룬다.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선택과 예술을 지속하려는 의지 사이에서 느끼는
제이앤엠뉴스 | 한 곡의 음악이 완성되기까지는 보이지 않는 시간이 더 길다. 무대 위에서 들리는 몇 분의 노래 뒤에는, 수많은 고민과 선택, 그리고 쉽게 드러나지 않는 감정들이 쌓여 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오랜 시간 자신만의 음악을 이어온 아티스트 지연씨를 만나, 그 과정과 생각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Q.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A. 예전보다 조금은 느리게 지내려고 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결과를 빨리 내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는데, 요즘은 과정 자체를 좀 더 중요하게 보게 되는 것 같아요. Q. 음악을 계속 이어오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이 있다면요?A. 예전에는 잘해야 한다는 압박이 컸다면, 지금은 ‘왜 이걸 하고 있는지’를 더 많이 생각하게 됐어요. 기술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결국 감정이 남는 음악이 더 오래 간다고 느끼거든요. Q. 긴 시간 활동하면서 힘들었던 순간도 많았을 것 같아요.A. 많았죠. 특히 결과가 바로 나오지 않을 때가 가장 힘들었어요. 그럴 때마다 ‘이게 맞는 길인가’라는 생각도 많이 했고요. 그래도 이상하게 완전히 놓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들더라고요. Q. 그럼 계속하게 만드는 이유는 뭘까요?A. 결국 사람인 것 같아요. 누군
제이앤엠뉴스 | 음악은 소리로 이루어진 예술이지만, 그 안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요소 중 하나는 ‘소리가 없는 순간’, 즉 침묵이다. 음악의 흐름 속에서 등장하는 짧은 정지나 공백은 단순한 쉬어가는 구간이 아니라, 감정을 완성하는 중요한 장치로 작용한다. 과거에도 침묵은 음악 구성의 일부로 사용되어 왔다. 특정 구간에서 소리를 멈추거나 줄이는 방식은 긴장과 해소를 만들어내는 효과적인 방법이었다. 하지만 최근 음악 환경에서는 이러한 요소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짧고 강한 자극이 반복되는 콘텐츠 환경 속에서, 오히려 ‘멈춤’은 청취자의 집중을 환기시키는 역할을 한다. 예상치 못한 순간의 침묵은 그 자체로 하나의 강한 인상이 되며, 이후 이어지는 사운드를 더욱 강조하는 효과를 만든다. 또한 침묵은 감정의 여지를 남긴다. 모든 것을 설명하는 대신, 일부를 비워둠으로써 청취자가 스스로 감정을 채워 넣을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이러한 특성은 음악의 몰입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제작 관점에서도 침묵은 하나의 선택이다. 어떤 소리를 추가할 것인가뿐 아니라, 어디에서 멈출 것인가를 결정하는 과정이 음악의 완성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결국 음악은 소리와
제이앤엠뉴스 | 최근 음악 산업은 데이터와 알고리즘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되어 왔다. 어떤 곡이 더 많이 재생되는지, 어떤 구간에서 이탈이 발생하는지 등 수치화된 정보가 음악의 성과를 설명하는 주요 기준으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이러한 흐름 속에서도 다시 주목받고 있는 요소가 있다. 바로 ‘감정’이다. 음악은 본질적으로 감정을 전달하는 예술이다. 기술이 발전하고 소비 방식이 변화하더라도, 청취자가 음악을 찾는 이유는 결국 감정을 느끼기 위해서다. 최근 들어 특정 곡이 오랜 시간 사랑받는 이유 역시, 단순한 구조나 반복성이 아니라 감정의 설득력에 있다는 분석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스트리밍 환경에서는 다양한 음악이 끊임없이 추천되고 소비된다. 이처럼 선택지가 과잉된 상황에서는 오히려 청취자의 기억에 남는 요소가 더 중요해진다. 그 중심에는 감정이 있다. 또한 콘텐츠 환경 역시 감정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다. 드라마, 영화, 숏폼 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에서 음악은 장면의 감정을 강화하는 역할을 하며, 그 경험이 다시 음악 소비로 이어지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창작 방식에도 영향을 미친다. 단순히 트렌드에 맞는 구조를 만드는 것을 넘어, 어떤 감정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