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앤엠뉴스 | 헤어진 사람을 다시 만나게 된다면 어떤 말을 해야 할까. 오랜만이라고 인사할 수 있을까. 아무렇지 않은 척 웃을 수 있을까. 아니면 준비했던 말은 하나도 꺼내지 못한 채 그저 바라보기만 하게 될까. 시간이 흘러도 쉽게 답을 내릴 수 없는 질문이다. 보컬그룹 V.O.S가 신곡 ‘마주치게 될까’를 통해 이별 후에도 끝내 정리하지 못한 마음을 노래한다. ‘마주치게 될까’는 찬바람이 불어오는 계절을 배경으로 지나간 사랑의 기억을 되짚는 발라드다. 헤어진 연인을 떠올리며 함께했던 장소와 순간을 기억하고, 언젠가 다시 마주칠지도 모른다는 기대와 두려움을 동시에 그려낸다. 노래는 계절이 불러오는 기억에서 시작된다. 찬바람이 불면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사람이 있다. 특별한 기념일도 아니고 누군가의 연락을 받은 것도 아니지만, 익숙한 공기와 날씨만으로 오래전의 기억이 되살아난다. 곡 속 화자에게 가을은 단순한 계절이 아니다. 사랑했던 사람이 좋아하던 계절이자 함께 웃고 울었던 시간이 남아 있는 배경이다. 그래서 해마다 돌아오는 가을은 누군가에게 새로운 시작이지만, 화자에게는 이미 끝난 사랑을 다시 떠올리게 하는 시간이 된다. 이러한 감정은 일상 속에서도 이어진
제이앤엠뉴스 | 어릴 때는 어른이 되면 많은 것이 분명해질 거라고 생각한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 지금 내리는 선택이 옳은 것인지도 조금은 쉽게 알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막상 시간이 흐르면 오히려 질문이 많아진다. 지금 제대로 가고 있는 걸까. 내가 선택한 길이 맞는 걸까. 다른 사람들은 모두 앞으로 나아가는 것 같은데 나만 제자리에 머무르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싱어송라이터 린지(Leenzy)의 ‘Another Day’는 바로 그런 불확실한 시간을 지나고 있는 청춘의 마음을 담은 노래다. 곡은 언젠가 지금의 모든 날을 그리워하게 될 것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우리는 흔히 지나간 시간을 아름답게 기억한다. 그때는 몰랐지만 돌이켜보면 소중했던 순간들이 있고, 당시에는 버겁게 느껴졌던 일상조차 시간이 흐른 뒤에는 그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Another Day’의 화자는 현재를 살아가면서도 미래의 자신이 지금을 어떻게 기억할지 생각한다. 휴대전화 속 사진을 바라보며 지나간 시간에 머무르고, 어른이 되는 것을 두려워한다. 빠르게 변하는 주변 환경 속에서 모든 장소가 낯설게 느껴지고, 자신의 선택이 올바른 것인지 확신하지 못한다.
제이앤엠뉴스 | 어떤 노래는 발표된 지 오랜 시간이 지나도 다시 불린다. 처음 들었던 순간의 기억이 남아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시간이 흐른 뒤 같은 노래를 들었을 때 이전과 다른 감정을 발견하게 되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룹 SOMEDAY(썸데이)가 포맨(4MEN)의 ‘고백’을 새로운 목소리로 선보인다. 정세영, 원택(1Take), 라도(Rado)로 구성된 SOMEDAY는 최근 17년 만에 지상파 음악방송 무대에 오른 데 이어 새 싱글 ‘고백’을 발표하며 활동을 이어간다. 이번 리메이크에서 주목할 부분은 곡 자체의 익숙함만이 아니다. 포맨 원년 멤버인 정세영이 참여하면서 원곡과의 음악적 연결고리를 형성하고, 원택과 라도가 각자의 보컬 색채를 더해 세 사람의 목소리로 노래를 다시 완성했다는 점이다. 원곡이 가진 정서와 선율의 흐름을 유지하면서도 서로 다른 세 보컬의 표현을 통해 새로운 해석을 시도했다. ‘고백’은 제목 그대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하는 노래다. 하지만 가사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단순히 사랑한다고 말하는 순간보다 그 말을 꺼내기까지의 망설임에 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화자는 상대가 자신을 떠날까 두려워하고, 마음을 드러내는 일이
제이앤엠뉴스 | 우리는 슬플 때도 종종 울지 않는 법부터 배운다. 괜찮은 척해야 하고, 어른스럽게 버텨야 하고, 누군가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기 위해 감정을 삼킨다. 그렇게 참은 눈물은 사라지는 대신 마음 어딘가에 남는다. 로이킴의 ‘크게 울어라’는 그런 사람에게 울음을 멈추라고 하지 않는다. 오히려 정반대다. 괜찮아질 때까지 참으라는 대신 더 이상 눈물이 나오지 않을 때까지 울어도 된다고 말한다. 단단해지기 위해 남몰래 감춰왔던 눈물을 약함으로 바라보지 않고, 누구보다 진심이었기 때문에 흘릴 수 있는 감정으로 받아들인다. 노래의 시작에서 화자는 힘들어하는 상대를 자신의 품으로 감싸려 한다. 참았던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보며 그 사람이 더 이상 아프지 않기를 바라고, 마음이 다칠까 노래를 불러준다. 누군가의 슬픔 앞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으려는 사람의 모습이다. 그리고 후렴에서 가장 직접적인 위로를 건넨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의 뒤로 숨어 마음껏 울라고 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울음을 그치게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흔히 위로라고 하면 “울지 마”, “괜찮아질 거야”, “힘내” 같은 말을 떠올린다. 하지만 어떤 슬픔은 그런 말로 바로 사라지지 않는
제이앤엠뉴스 | 사랑하는 사람과 무엇을 해야 행복할까. 좋은 곳으로 여행을 떠나고, 근사한 음식을 먹고, 기억에 남을 특별한 하루를 만드는 것도 사랑의 한 모습이다. 하지만 오래된 사랑을 돌아보면 의외로 별일 없었던 날들이 더 많이 남는다. 날씨가 좋아 함께 걷고, 특별한 계획 없이 같은 공간에 머물고, 굳이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서로 곁에 있다는 것만으로 충분했던 시간이다. 그룹 노을의 전우성이 신곡 ‘이대로만 있자’에서 노래하는 것도 그런 사랑이다. 곡은 아주 소박한 제안으로 시작한다. 원래 하려던 일이 무엇이었든, 그것이 얼마나 중요했든 잠시 내려놓고 함께 있자고 말한다. 날씨가 좋으니 밖으로 나가 산책을 하고 그런 하루를 보내보자고 권한다. 거창한 데이트 계획은 없다. 서두를 필요도 없다. 화려하지 않아도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있다면 그것만으로 좋은 하루가 될 수 있다는 마음이 곡의 출발점이다. 그래서 제목인 ‘이대로만 있자’도 처음에는 현재의 행복을 붙잡고 싶은 말처럼 들린다. 지금이 좋으니 굳이 무언가를 더 바라지 말자는 것이다. 하지만 노래가 진행될수록 이 문장의 의미는 조금씩 깊어진다. 화자는 단순히 오늘 하루 함께 있자고 말하는 데서 멈추지
제이앤엠뉴스 | 사랑하는 두 사람은 반드시 같은 속도로 걸어야 할까. 한 사람은 이미 마음이 앞서 있는데 다른 사람은 아직 천천히 다가오고 있을 수 있다. 누군가는 기다리고, 누군가는 뒤늦게 자신의 마음을 알아차리기도 한다. 속도가 다르면 두 사람은 엇갈린다. 하지만 시계를 바라보면 조금 다른 이야기가 가능해진다. 시침과 분침, 초침은 한 번도 같은 속도로 움직이지 않는다. 초침이 한 바퀴를 도는 동안 분침은 조금 움직이고, 시침은 더 천천히 앞으로 간다. 그런데도 세 바늘은 같은 시계 위를 돌며 계속해서 서로를 만난다. 가수 해나(HAENA)의 두 번째 디지털 싱글 ‘시, 분, 초’는 바로 이 익숙한 원리를 사랑의 언어로 바꾼 곡이다. 지난 6월 첫 디지털 싱글 ‘틀린 답만 골라’를 발표하며 솔로 활동을 시작한 해나는 약 4개월 만에 두 번째 싱글로 돌아왔다. ‘시, 분, 초’는 묵직하면서도 에너지 있는 록 사운드를 기반으로 시간의 엇갈림과 만남을 그린다. 경쾌하게 달리는 기타 선율 위에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이는 두 사람을 시곗바늘에 빗댄 것이 특징이다. 노래의 시작에서 화자는 두 사람이 그동안 수없이 스쳐 지나갔던 순간을 돌아본다. 그 모든 엇갈림이 처
제이앤엠뉴스 | 사랑했던 순간을 떠올리라고 하면 사람들은 특별한 날부터 생각한다. 처음 만났던 날, 처음 마음을 확인했던 순간, 함께 떠났던 여행이나 오래 기억에 남은 기념일 같은 것들이다. 하지만 누군가가 정말 떠나고 나면 이상하게도 특별하지 않았던 순간들이 더 자주 돌아오기도 한다. 함께 밥을 먹고, 별것 아닌 이야기를 나누고, 당연한 듯 서로의 하루에 있었던 시간들이다. 가수 김민울의 신곡 ‘모든 게 사랑이었어’는 그런 뒤늦은 깨달음에서 출발한다. ‘모든 게 사랑이었어’는 엠오티(M.O.T.) 레이블의 음악 프로젝트 ‘감성 모음집’의 스물여섯 번째 곡이다. 빠르게 흘러가는 일상 속에서 잊고 있던 감정을 음악으로 다시 불러낸다는 프로젝트의 취지 아래 김민울이 가창자로 참여했다. 곡은 이별 이후 혼자 남겨진 화자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가만히 있다가 문득 상대를 생각하고, 행복했던 기억 때문에 다시 눈물을 흘린다. 익숙했던 사람이 사라진 뒤 평범했던 하루마저 낯설게 느껴진다. 그리움의 이유도 분명하다. 상대는 자신에게 아낌없이 마음을 주고 웃게 해줬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곁에 있을 때 화자는 그 마음을 충분히 표현하지 못했다. 사랑이 사라진 뒤에야
제이앤엠뉴스 |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말은 반드시 어떤 장소로 돌아가고 싶다는 뜻일까. 가수 권미래의 ‘Home’에는 정작 집에 대한 구체적인 묘사가 등장하지 않는다. 대신 누군가에게 휩쓸리고, 무너질 뻔하고, 물에 잠길 것 같은 한 사람이 있다. 사랑에 눈이 멀어 잊고 있었던 것들을 뒤늦게 바라보면서도 반복해서 “So take me home”이라고 말한다. 곡의 시작부터 화자는 위태롭다. 이번에도 무너질 뻔했다고 고백한다. 모든 것이 떠난 뒤 더 이상 욕심내지 않겠다고 마음먹고 상대에게서 멀어지려 하지만, 그때마다 상대는 다시 찾아온다. 끝난 관계인데 완전히 끝나지 않은 것이다. 특히 ‘휩쓸리다’와 ‘물에 잠기다’라는 표현이 반복되면서 사랑은 이 곡에서 자신이 통제하기 어려운 흐름처럼 그려진다. 사랑하는 동안에는 그 흐름에 몸을 맡겼지만 관계가 흔들리기 시작하면서 같은 감정은 자신을 삼킬 수도 있는 것이 된다. 상대의 말도 더 이상 온전히 믿지 못한다. 직접적인 진심 대신 돌려 말하는 상대에게 화자는 “믿고 싶지 않아”라고 말한다.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좀 뻔하잖아”라는 짧은 표현에는 그래서 체념에 가까운 감정도 묻어난다. 상
제이앤엠뉴스 | 답답한 드라마를 보다가 사람들은 말한다. “완전 고구마다.” 대화가 통하지 않는 사람을 만나도, 일이 좀처럼 풀리지 않을 때도 ‘고구마’라는 표현이 등장한다. 그런데 정작 고구마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도 있다. 가수 강하(Gang Ha)의 싱글 ‘고구마 속땅해’는 바로 그 엉뚱한 상상에서 출발한다. ‘고구마 속땅해’는 사람들이 무심코 사용하는 ‘고구마는 답답하다’는 표현을 뒤집어 고구마가 직접 자신의 억울함을 이야기하는 곡이다. 주인공은 사람도 사랑에 빠진 연인도 아니다. 고구마다. 곡 속 고구마는 자신을 답답하다고 부르는 사람들에게 왜 자신의 달콤하고 포근한 모습은 봐주지 않느냐고 투정을 부린다. 목이 막힌다고 불평하는 사람에게는 너무 급하게 먹어서 그런 것이라고 되받아치고, 자신을 천천히 바라보면 전혀 다른 매력을 발견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여기까지만 보면 재미있는 언어유희를 앞세운 노래처럼 들린다. 하지만 고구마의 항변을 사람의 이야기로 바꿔놓으면 곡이 던지는 질문도 달라진다. 우리는 누군가를 얼마나 빨리 판단하고 있을까. 말수가 적으면 재미없는 사람, 행동이 느리면 답답한 사람, 표현이 서툴면 무심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몇 가지
제이앤엠뉴스 | 사랑이 끝난 뒤 가장 오래 남는 것은 헤어지던 순간이 아닐지도 모른다. 그때 왜 붙잡지 않았을까. 왜 상대가 아파하고 있다는 것을 조금 더 일찍 알아차리지 못했을까. 이미 떠나간 사람에게 더 이상 전할 수 없는 말은 시간이 흐를수록 오히려 선명해지기도 한다. 가수 윤여규가 신곡 ‘죄’를 통해 바로 그 순간을 노래한다. ‘죄’는 떠나간 사랑을 붙잡지 못한 한 남자의 죄책감과 후회를 담은 록 발라드다. 곡을 소개하는 문장 역시 “지키지 못한 사랑, 그 묵직한 업(業)에 대하여”다. 여기서 말하는 ‘죄’는 실제 잘못을 의미하기보다 사랑이 끝난 뒤 화자가 스스로에게 내린 감정적인 판결에 가깝다. 곡 속 화자는 떠나간 사람의 뒷모습을 반복해서 떠올린다. 시간이 지나면 작아져야 할 것 같았던 기억은 오히려 마음 한편에서 점점 커지고, 바람이 불거나 비가 내리는 평범한 순간에도 과거의 상처가 되돌아온다. 특히 화자가 기억하는 것은 자신의 슬픔만이 아니다. 사랑했던 사람이 자신에게 안겨 흘렸던 눈물과 상처까지 뒤늦게 되돌아본다. 그리고 결국 자신이 붙잡지 못했던 것과 떠나보냈던 것을 ‘죄’라고 부르며 용서를 구한다. 이 지점에서 ‘죄’는 일반적인 이별 노래